4일 뉴욕시장 선거… ‘34세 무슬림’ 맘다니 유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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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성향… 서민층 겨냥 공약 돌풍
쿠오모-슬리와보다 여론조사 앞서
짧은 정치경력에 우려 목소리도

4일 예정된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34)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가 당선될 경우 100여년 만의 최연소,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자칭 ‘민주 사회주의자’인 좌파 성향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을 겨냥해 임대료 동결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계에 입문한 지 5년도 안 된 그가 연 예산 1120억 달러(약 160조 원), 인구 800만 명의 미국 최대 도시를 이끌 역량을 갖췄는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맘다니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뉴욕주지사 출신의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와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를 앞서고 있다. 지난달 25∼30일 아틀라스인텔 여론조사에서 맘다니의 지지율은 41%로 1위였고, 이어 쿠오모(34%), 슬리와(24%) 순이었다. 지난달 24∼28일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선 맘다니와 쿠오모의 격차가 16%포인트로 조사됐다.

인도계 무슬림으로 유년 시절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맘다니는 힙합 래퍼, 주택상담사를 거쳐 2021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앞세워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이던 맘다니는 올 6월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치 거물 쿠오모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무료 대중교통 이용, 주택 임대료 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것은 단지 권위주의 행정부에 맞서는 것뿐 아니라 노동계급의 물질적 요구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부족한 정치 경력과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퀴니피액대 조사에선 맘다니가 시장직을 수행할 만한 경험을 갖췄는지 묻는 질문에 39%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쿠오모에 대해선 73%가 충분한 경험을 갖췄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인 슬리와는 맘다니를 겨냥해 “당신의 이력서는 칵테일 냅킨 한 장에 다 들어갈 것”이라고 조롱했다. 2021년 성희롱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기 전까지 뉴욕주지사를 세 번 지낸 쿠오모는 “맘다니가 뉴욕시를 죽일 수 있다”며 자질 부족과 반기업 정책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법인세·소득세 인상,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으로 연간 9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맘다니의 계산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 수입에 대한 희망적 사고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사업가 시절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간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의 연방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2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나쁜 민주당원과 공산주의자 중 골라야 한다면 나는 나쁜 민주당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쿠오모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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