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두 달만에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서 1년 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늘었다. 주택 가격을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는 한국은행도 이같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한은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는 111로 집계됐다. 지난달 109에서 2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소비자가 내릴 것으로 본 소비자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6월 120에서 지난달 10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6·27 대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가 퍼지면서 전망을 바꾼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한달 만에 지수가 다시 반등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전국 주택 가격은 다소 주춤했지만 수도권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조적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커졌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지수가 반등하긴 했지만 이후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며 "6·27 대책의 정책효과가 어떻게 영향을 줄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5로 전달과 같았고, 가계부채전망은 1포인트 오른 97을 기록했다.
소비심리는 개선세가 이어졌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를 기록해 지난 2018년 1월 기록한 최고치(111.6)에 근접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4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한다.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 항목 중 현재경기판단지수가 93으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지수는 2포인트 올랐다.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으로 인한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세 지속 등이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향후경기전망지수는 6포인트 하락해 100까지 내렸다. 한은은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부진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0.1%포인트 올랐다. 석유류 가격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 물가가 오른 영향으로 파악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