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 큰손 '우본' 자금 굴릴 국내부동산 운용사 '미래에셋'…주요 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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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 6000억원 이상을 굴릴 우정사업본부(우본) 국내 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피스 ‘타워8’, ‘판교 테크원타워’, 물류센터 ‘로지스코 양지’, ‘안성 네파물류센터’, ‘이마트 성수점 개발사업’ 등 우량자산들을 매입한 실적이 있다.

미래에셋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추진 당시 지급한 계약금 2000억원 반환 여부도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AIC) 심리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곧 나올 예정으로 전해졌다.

우본 펀드규모 6000억 이상…공동투자자 1곳만 모집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국내 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정됐다. 우본은 다음달 현지실사(본실사), 투자심의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최소 6000억원 이상이며, 이 중 우본 출자비율은 펀드 설정액의 85% 이하(5000억원 이내)다. 펀드 자금의 85%를 우본이 출자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본 외 공동투자자 1곳만 모집하면 된다.

2025년도 우체국금융 국내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공고 (자료=우정사업본부)

투자대상은 ‘오피스 및 물류시설 등’(코어 및 코어플러스 자산)이며, 오피스 비중이 50%가 넘는다.

앞서 1차 심사를 통과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3곳이다. 업계에서는 이 세 회사 간 우열을 겨루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각각 2022년, 2023년 우본에서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받았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아직 우본에서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받은 적은 없지만, 트랙레코드(과거 실적)상 실적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세 운용사의 지난 2020~2024년 오피스·물류센터 매입 현황은 다음과 같다. △코람코자산신탁 6조464억원(오피스 약 5조원, 물류 약 1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 2조2834억원(오피스 약 1조7000억원, 물류 약 6000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4483억원(오피스 약 2000억원, 물류 약 2000억원)이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입한 주요 자산으로는 오피스 ‘타워8’, ‘판교 테크원타워’, 물류센터 ‘로지스코 양지’, ‘안성 네파물류센터’, ‘이마트 성수점 개발사업’ 등이 있다.

오피스 ‘타워8’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 128번지(종로5길 7)에 있는 도심권역(CBD) 오피스다. 지하 7층~지상 24층, 연면적 5만1654.48㎡ 규모며 지난 2015년 4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타워8 전경 (사진=네이버맵 캡처)

지난 202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DWS자산운용으로부터 580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블라인드펀드에 우본이 투자하는 구조다. 5800억원 중 신협중앙회가 2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0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 2800억원은 오피스 담보대출로 조달했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마무리하지 못한 딜이 많았기 때문에 타워8 매입이 주는 의미가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브룩필드자산운용으로부터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호텔 인수를 추진했지만 딜클로징하지 못했다.

특히 여의도 IFC 인수 건의 경우 미래에셋이 지급한 계약금 2000억원 몰취 문제로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AIC)에 제소됐다. 국제중재 심리는 지난 2022년 이후 계속 진행돼 왔으며 결과가 곧 나올 예정으로 전해졌다.

‘판교 테크원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4번지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7236㎡ 규모 초대형 오피스다.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62호’ 펀드에 담겨 있다. 펀드 만기는 오는 2027년이다.

당초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가 같이 투자했으며, 네이버가 지난 2023년 오피스 수익증권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내 오피스 전체 매각을 추진 중이다.

‘타워8·판교 테크원타워·이마트 성수점 개발’ 등 실적

물류센터 ‘로지스코 양지’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920 일대 위치하며 지상 1층~지상 10층, 연면적 20만5000㎡ 규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23년 약 4670억원에 매입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물류센터 투자 거래사례 중 매매금액 기준 3위에 올랐다. 캡레이트는 5.4%로 집계됐다. 당시 매도자는 이화자산운용펀드를 통해 소유한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다.

또한 ‘안성 네파물류센터’는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일생로 238-7 위치해있다. 약 160조원을 운용하는 미국계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이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매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크래프톤과 손잡고 ‘이마트 성수점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33-16번지에 있는 옛 이마트 성수동 본점 부지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 오피스 및 판매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며, 작년 4월 착공에 들어갔다.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오는 2027년까지 이곳에 크래프톤 본점으로 쓰일 복합건물을 개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신사옥 예정지 조감도 (자료=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처 홈페이지 캡처)

이 사업을 맡을 부동산 펀드로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가 설정됐다. 크래프톤은 성수동 사옥이 준공되면 본점 소재지를 이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와 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1,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그레이츠 판교(구 크래프톤 타워), 대치동 라이징윙스(크래프톤 100% 종속회사) 등에 인력이 분산돼 있다.

그러나 오는 2027년 하반기 ‘성수동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크래프톤 인력들이 이 지역에 한데 모이게 된다. 이마트 성수점 부지에 들어설 복합건물의 설계는 유명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디자인했다. 크래프톤은 이마트 성수점 외에도 성수동에 여러 부동산을 매입했다. 성수동에 ‘크래프톤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2023년 12월 5일에는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2435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50 일대 위치한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2만4388.35㎡ 건물이다.

이밖에 △성수동2가 279-12번지 동흥빌딩 토지 및 건물(2020년 10월 356억원) △성수동2가 276-2번지 대륭공장 토지 및 건물(2020년 11월 650억원) △성수동2가 276-9번지 토지 및 건물(2020년 12월 176억8400만원) △성수동2가 322-6번지, 269-69번지 토지 및 건물(2023년 2월 640억원) 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성수동 다수 건물들을 개발하는 목적은 각 스튜디오와 자회사에 분산됐던 인력들을 성수동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한데 모이게 해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시너지가 발생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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