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T자형 스트랩 남성 샌들에 인도 장인들 분노
■ 프라다 패션쇼 등장한 T자 샌들…“콜라푸리 같다” SNS 확산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2026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이었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앞코가 뚫린 T자형 스트랩 샌들이 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도 전통 신발인 콜라푸리 차팔(Kolhapuri chappal)과 너무 비슷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콜라푸리 차팔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콜라푸르 지역에서 유래한 가죽 수제 슬리퍼로, 수백만 명의 인도인이 일상에서 신는 생활 필수품이다.
■ 비판 커지자 프라다, “현지 장인과의 협력 검토”
디자인 유사성에 대한 비판이 퍼지자, 인도 마하라슈트라 상공회의소는 프라다 측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프라다 측은 해당 제품이 “인도 마하라슈트라와 카르나타카 지역에서 제작된 전통 신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인정하며, 현지 장인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프라다는 “컬렉션은 현재 초기 디자인 단계이며, 생산과 상용화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장인들의 이름이 빠졌다”…문화 도용 지적 계속
그러나 프라다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인도 내에서는 “전통 디자인의 문화적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장인들의 노동과 역사적 기여를 정당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BBC와 인터뷰한 현지 장인 프라바 사트푸테는 “콜라푸리 샌들은 오랜 시간 장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며, “그 이름과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내에서 콜라푸리 차팔은 한 켤레당 약 12달러(한화 약 1만6000원)에 판매되는 반면, 프라다의 남성용 샌들은 800달러(한화 약 109만 원)이상에 책정됐다.■ 프라다 대응에 엇갈린 인도 반응…비판과 환영 교차
인도 패션계 내부의 반응은 엇갈린다. 칼럼니스트 카니카 갈로는 “프라다가 이 샌들을 어떤 방식으로 상업화할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통 남성복 디자이너 라가벤드라 라토레는 이번 논란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인도의 신발이 세계 패션 무대에 등장한 건 기념할 만한 일”이라며, “이 기회를 통해 전통 수제 신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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