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상장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6년 새 매출이 10배(2019년 15억달러→2025년 150억달러·xAI 합병 전 기준) 뛸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테크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의 상장 후 몸값이 2조달러(약 29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모 규모는 750억달러(약 110조원) 수준이 될 걸로 알려졌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아람코(294억달러)가 쓴 역대 최대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나스닥은 스페이스X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인덱스 편입 규칙까지 변경했다. 원래는 상장 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나스닥100'에 편입될 수 있지만 이제는 15거래일 만에 지수 입성이 가능해진다. 한 마디로 스페이스X 전용 '하이패스'를 깔아놓은 셈이다.
"韓 투자자, 스페이스X 공모주 직접 참여 사실상 어려워"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전체 지분의 5% 미만을 공모 물량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작은 탓에 웬만한 기관투자자도 IPO 물량을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의 상장 규정에는 한국과 달리 공모주의 일정 물량을 반드시 개인에게 배정해야 하는 의무 조항이 없다. 배정 권한을 가진 주관사는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에 우선권을 준다.
스페이스X의 20여 개 글로벌 주관사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공모 물량 중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을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지만, 국내 공모주 청약 일정상 개인 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미래에셋 측에 스페이스X 국내 공모 추진과 관련한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상장 예정 기업의 공모주를 국내 일반 투자자에게 직접 배정한 전례가 없고 국내 자본시장법상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절차 등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 등에 물량을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일단 이달 투자은행(IB)에 대한 물량 배정이 확정된 뒤 국내 개인 투자자의 청약 일정 가능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ETF로 간접 투자?…"상장 시 신속 편입"
공모주 개인 배정이 무산될 경우 개인들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이 종목을 편입할 상장지수펀드(ETF)에 미리 투자하는 식으로 '대리 투자'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종목도 함께 담는 ETF 특성상 스페이스X의 미래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는다. 반면 우주산업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위성통신 기업, 방산업체 등을 섞어 투자하는 방식이 안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몇몇 운용사들이 내놓은 우주 관련 ETF 상품에 스페이스X가 담긴 것은 아니다. 스페이스X 상장 영향으로 우주 관련 기업들의 동반 상승을 노리거나,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기업을 편입하는 식으로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들 운용사는 스페이스X가 상장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많이 담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1일 상장한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 ETF'는 민간 발사 서비스 대표주인 로켓랩(편입비중 26.69%), 위성통신 분야 핵심 기업인 AST스페이스모바일(13.99%), 스페이스X 지분가치 부각이 기대되는 에코스타(13.83%), 위성 데이터 대표 기업 플래닛랩스(10.06%) 등을 편입했다.
특히 향후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지수 방법론(기초지수 추종 방법에 대한 규정)에 따라 상장 후 1영업일 내 신속한 편입이 가능하며 최대 25% 비중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운용사 측은 설명했다. 김정현 신한운용 ETF사업그룹장은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기업만 압축적으로 담아 미국 우주산업의 성장성을 보다 순도 높게 반영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는 로켓랩(26.74%), 인튜이티브머신스(17.36%), 레드와이어(13.94%), AST스페이스모바일(11.37%) 등 핵심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우주업종 비중을 높였다.
특히 발사체와 위성 등 실제 우주 인프라를 담당하는 업스트림 영역에 약 70%를 배분하고, 상위 4개 종목에 자산의 70%를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페이스X 상장 2거래일 안에 최대 25% 비중으로 편입하는 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민간 우주 산업은 단순 테마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검증된 핵심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우주 ETF 자금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는 운용역이 직접 개입하는 액티브 전략을 통해 미국 상장 우주 테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특히 재사용 발사체, 위성 데이터 분석, 우주 데이터센터 등 고성장 영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방산 대신 민간 우주기업(뉴스페이스) 비중을 확대했다.
편입 비중을 보면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에코스타(23.89%), 로켓랩(19.27%), 플래닛랩스(6.65%), 인튜이티브머신스(4.58%), 레드와이어(4.14%) 등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테슬라와 알파벳을 각각 3.33%와 3.1%씩 편입했다.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은 "우주 산업은 초기 성장 국면인 만큼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액티브 ETF 구조를 통해 향후 상장이 예상되는 스페이스X 등 주요 기업도 빠르게 편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는 로켓랩, AST 스페이스모바일 등을 앞세워 발사체와 위성, 통신, 방산 등 미국 우주항공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구조를 짰다.
최근 NH투자증권이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최근 'iSelect 미국우주항공 지수'를 개편, 스페이스X와 같은 핵심 기업이 상장할 경우 최대 25%까지 신속히 특별 편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삼성운용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도 이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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