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매출 신기록 세웠지만
팀 쿡 "공급망 압박 더 커져"
애플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따른 메모리 가격 급등과 칩 공급 부족 현상이 겹치면서 핵심 제품인 아이폰 판매량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AI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빅테크 기업의 실적 구조를 흔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애플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111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096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고 매출에 해당한다. 주당순이익 역시 전망치를 상회하는 2.01달러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로는 주력 제품인 아이폰 매출이 전년 대비 21.7% 증가한 56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572억1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아이패드, 맥, 웨어러블과 액세서리, 서비스 등 나머지 사업은 모두 기대치를 웃돌았다. 애플 실적은 양호했지만, 시장에선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수요는 높았지만 현재 부품 공급망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칩의 공급이 불안정해 아이폰 판매량에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분기에는 재고로 비용 증가를 상쇄했지만 다음 분기부터 메모리 비용이 상당히 상승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 주가, 호실적에도 일단 주춤
장마감후 1% 상승에 그쳐
애플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차분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0.44% 오른 271.75달러로 마감한 뒤 실적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1%가량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반적으로 보합세에 머물렀다.
시장 반응이 제한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첨단공정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애플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 생산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비용 상승과 공급 제약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제한됐다는 평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3월 공급 제약은 주로 아이폰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제품 구동칩이 생산되는 첨단공정의 가용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과 맥 칩은 애플이 설계하지만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 의존하고 있다. AI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TSMC의 생산 여력이 한계에 가까워졌고 이는 아이폰 출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쿡 CEO는 "다음 분기에는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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