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임스 네일에게 밥이라도 한번 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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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두산베어스 대 키움히어로즈 경기, 키움 선발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했던 키움히어로즈 토종 에이스 하영민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영민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은 7개나 잡았고 사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수도 90개로 딱 적당했다.
하영민의 호투 속에 키움은 두산을 5-4로 누르고 최근 2연패 및 지난 해부터 이어진 두산전 3연패를 끊었다. 최하위에 머물면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하영민은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져 재미를 봤다. 하나는 평소에 던지던 일반적인 슬라이더이고 또 하나는 제임스 네일의 스위퍼 그립으로 구사한 변형 슬라이더였다. 이날 투구분석표에서 커터로 기록한 13개 공이 사실은 스위퍼 그립으로 던진 변형 슬라이더였다.
하영민은 “오늘 조금 많이 신경썼던 공이 슬라이더였는데 우연하게 네일 선수가 던지는 스위퍼 그립을 봤다”며 “어제 불펜피칭 때 그 그립으로 던져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오늘도 계속 던졌다”고 말했다.
네일과 같은 스위퍼 그립이지만 네일만큼 횡으로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래도 하영민은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그 그립으로 던지니 각이 생각보다 더 컸던 것 같다”며 “물론 네일 선수가 던지는 스위퍼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게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하영민이 네일의 스위퍼 그립을 시험삼아 던져본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주무기 중 하나인 커터가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영민은 “최근 부진했을 때 커터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며 “어차피 커터가 안되니 하루 연습해보고 한 번 던져보자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스위퍼 그립을 잡고 던진 것을 코칭스태프는 물론 배터리를 이룬 포수 김재현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하영민은 “커터의 위력이 돌아온다면 그때는 언제든 원래 투구 패턴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도 “선발 하영민이 김재현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7이닝 동안 훌륭한 투구를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