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동차 안팎을 세밀하게 청소하는 디테일링 세차가 젊은 층의 새 창업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낮은 초기 비용과 SNS 노출 효과, 노후 차량 관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대학이나 기존 직장을 떠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세차로 월 5000달러 순이익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세일럼의 벤저민 시츠는 켄트주립대 3학년 중반에 부업이던 자동차 디테일링을 전업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는 지난 5월 대학을 그만두고 부모의 차고에서 차량 외장과 실내 구석을 얼룩과 부스러기 하나 남지 않게 청소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2세인 그는 이 일로 월 5000달러의 순이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시츠는 고등학생 때 용돈을 벌기 위해 자동차 디테일링을 시작했다. 지금은 세단 한 대를 청소하는 기본 작업에 180달러부터 받고, 전체 보호 코팅을 더하면 최대 2000달러까지 받는다. 그는 이미 두 달치 예약을 확보했고 보조 인력 채용도 검토하고 있다. 시츠는 이 일에는 실제 만족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디테일링 열풍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차량 내부를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거나 고압 세척기로 오염을 제거하는 영상은 수백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틱톡에는 ‘#cardetailing’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180만개 올라와 있다. 틱톡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태그가 포함된 영상은 최근 한 달 사이 30% 이상 증가했다.
미국 차량 연식 올라가면서 디테일링 세차 인기
시청자들이 오염물이 씻겨 나가는 장면에서 느끼는 시각적 만족감도 시장 확대의 한 요인이다. 동시에 젊은 창업자들은 미국 차량의 평균 연식이 높아지는 흐름을 활용하고 있다. 오래된 차량을 깔끔하게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고객들은 디테일러가 직접 집 앞 진입로로 찾아와 차량 안팎을 깊게 청소하는 데 수백달러를 지불한다. 도장 보정이나 세라믹 코팅처럼 차량 마감면을 보호하고 광택을 더하는 서비스는 추가 비용이 붙는다.
교육 수요도 늘고 있다. 피츠버그에서 자동차 디테일러를 위한 3일짜리 1995달러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니컬러스 바코는 젊은 층 유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미국 전역의 학생 문의가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어려운 고용시장 속에서 청년들이 비교적 독립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인튜이트 퀵북스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Z세대의 창업 의향은 두드러졌다. Z세대 근로자의 43%는 올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며, 전년 조사에서 Z세대가 기록한 2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자동차 디테일링은 이런 창업 심리에 맞는 업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이애미의 에릭 오르티스는 2021년 아마존 창고에서 시간당 15달러를 받고 일하다 그만뒀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후 음식 배달 기사로 일하다 1년 뒤 여자친구와 함께 양동이, 호스, 비누를 들고 차량 한 대당 20달러를 받고 세차를 시작했다. 이후 가격을 올리고 장비를 늘렸다.
현재 27세인 오르티스는 소형차 디테일링 작업에 150달러를 받는다. 그의 사업은 직원 6명을 두고 있으며, 세라믹 코팅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 집 앞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밴 3대를 운영하고 있다. 밴 2대도 추가할 예정이다. 그는 사업 전체에서 월 약 1만8500달러의 순이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오르티스는 자신의 창업 과정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팔로어는 94만6000명에 달했다. 이 관심은 수업과 코칭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600명의 학생이 등록했으며, 이를 통해 월 5만달러를 추가로 벌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디테일링이 현장 노동을 넘어 교육·콘텐츠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낮은 진입장벽이 창업 매력 높여
업계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자동차 디테일링에는 별도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고 초기 비용도 크지 않다. 국제디테일링협회의 메건 포이리에 회장은 깊은 청소만 한다면 수백달러어치 제품을 사서 자기 차 뒤에 싣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라믹 코팅 같은 전문 서비스는 더 많은 초기 투자와 오프라인 작업장이 필요할 수 있다.
국제디테일링협회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 업종에 뛰어든 사람들이 늘던 시기에 설립됐다. 현재 미국 회원은 약 1300명이다. 시작이 쉬운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콜로라도주 몬트로즈에서 디테일링 사업을 운영하는 24세 에이버리 버스틴은 매년 봄마다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밀어내려는 신규 사업자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작업은 고되다. 버스틴은 많은 신규 디테일러가 걸러지고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이동식 디테일링 회사를 시작한 뒤 빠르게 일이 몰렸고, 한때 일이 너무 많아 32시간 연속으로 일한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안에 아우디를 사고 오프라인 매장을 낼 만큼 수익을 냈다. 현재는 동업자를 들였고 직원을 고용해 직접 청소 작업은 하지 않는다.
워싱턴주 에버렛의 케빈 리우에게도 자동차 디테일링은 처음에는 부업이었다. 보험 영업사원이던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영업이 몇 달간 부진하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추가 수입을 벌 방법을 검색했다. 그는 왁스, 비누, 진공청소기 등 필수품을 사는 데 500달러를 썼고 유튜브 교육 영상을 보며 기술을 익혔다. 몇 달 만에 차량 청소 수입이 보험 영업보다 많아졌고, 그는 사무직을 그만두고 전업 디테일러가 됐다.
33세인 리우는 기업 경력 없이도 근면과 ‘아메리칸드림’만으로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 80시간 이상 일하면 해낼 수 있다고 봤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직원 4명과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으며 월 약 8000달러를 번다. 자동차 디테일링이 저비용 창업의 전형적 사례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계절성과 소비 둔화가 리스크 요인
다만 업계에는 불안정성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활동하는 31세 자동차 디테일링 인플루언서 제시카 트랜은 이 산업에도 기복이 있다고 말했다. 틱톡 팔로어 160만명을 보유한 그는 수요가 계절을 타며, 올해 초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을 때 중간 가격대 소비자 일부가 지출을 줄이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트랜은 자신을 청소광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16세 생일 선물로 진공청소기를 원했을 정도였고, 진공청소기로 막 정돈한 포르쉐 카펫의 결을 즐긴다고 말했다. 지금은 자신이 세운 사업체에서 6명가량을 고용하고 있으며, 어떤 틈이나 구석에도 깊숙이 들어가 청소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자동차 디테일링 창업은 단기적으로 청년층의 독립 창업 욕구와 SNS 기반 마케팅, 노후 차량 관리 수요가 결합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WSJ는 "앞으로는 낮은 진입장벽이 불러오는 경쟁 심화와 계절성, 유가에 따른 소비 위축을 견디면서 전문 서비스와 교육·콘텐츠 수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1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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