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전망 높아진 반도체 부품업계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814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전망치가 3147억 원이었는데,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700억 원 가까이 상향됐다. 이러한 전망은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 ‘커패시터’ 판매 호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머금었다 적시에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최신 AI 서버 한 개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약 2만8000개 탑재되는데,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과 함께 MLCC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MLCC에 비해 두께가 얇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에 더욱 적합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사 인증이 까다로워 일본 무라타 등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했다. 이 역시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개발 경쟁에 나서는 이른바 ‘칩 워(Chip War)’를 벌이는 상황에서 공급사가 제한적이라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AI시대, 전력기기도 수요도 계속
변압기와 전선 등을 생산하는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 기대감도 계속되고 있다. 이 역시 AI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00~29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00~1000억 원 가량 늘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1년 만에 영업이익이 최대 75%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따라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의 수요가 함께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I 인프라 최대 시장인 미국은 신규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송배전망의 70%가량이 노후화된 상태라 전력 병목 현상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망 증설 및 교체 수요가 맞물려 한국 전력기기 3사가 수주 잔고를 쌓으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업계는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의 호황이 최소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현재 약 4~5% 수준인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9~1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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