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손쉽게 가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시대를 맞아 헌법재판소가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가상 아동 성착취물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제작한 가상 아동 성착취물이나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애니메이션 형태의 성착취물 역시 현행법상 엄격한 처벌 대상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에 대한 위헌제청 및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행법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으로 판매하거나 배포하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성착취물인 사실을 알면서 소지한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위헌을 주장한 청구인들은 실제 아동이 아닌 만화와 애니메이션, 가상의 캐릭터를 이용한 표현물까지 중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아동 성착취물은 왜곡된 성 인식과 비정상적인 가치관을 조장하고 실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단순화되고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강한 인상을 전달하는 만큼 실제 성착취물과 위험성이 명확히 구분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착취물을 단순 소지한 행위에 대해서도 “소지는 수요를 창출해 제작과 유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며 단순 소비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헌재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새로운 범죄 환경도 이번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헌재는 “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누구나 간단한 명령만으로 가상 이미지 음란물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고, 복제와 유통도 매우 쉬워 조직적 성착취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상 이미지 아동 성착취물을 규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는 법률 문구가 모호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외모와 신체 발육, 복장, 음성, 말투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일반인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며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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