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온라인교육 플랫폼 美코세라 앤서니 살시토 수석부사장
실무자격증·재교육 수업으로
학점보다 직무능력을 키워야
스탠퍼드대 스타트업 출발
카이스트·포스텍·연세대 등
대학 재교육 커리큘럼 제공
기본 내용 온라인으로 듣고
실제수업 토론 위주로 해야
"단순한 지식과 정보는 이제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미래의 교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배우는 과정을 돕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코치'이자 '멘토'가 돼야 합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의 앤서니 살시토 수석부사장이 AI가 몰고 온 교육의 변화를 이같이 정의했다. 전 세계 40여 개국을 방문하며 교육 현장의 지각변동을 직접 목격해온 그는 최근 코세라가 또 다른 글로벌 교육 플랫폼 유데미를 인수한 뒤 또 한 번 시장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 대학은 '평생 역량 플랫폼'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한국 대학에 대해 살시토 부사장은 전통적 역할의 탈피를 주문했다. 그는 "코세라 역시 미국 스탠퍼드대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만큼 대학들의 고민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며 "이제는 학위뿐 아니라 취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자격증의 가치가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다. 대학의 생존 전략으로 그는 코세라의 '코스 빌더'를 활용한 강의 모델을 제시했다. 미리 기본적인 내용을 온라인으로 듣고 수업 중에 토론을 하거나, 반대로 교수가 이론을 가르친 뒤 학생들이 코세라 플랫폼을 통해 실습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그는 "대학이 학위 수여에만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실무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하도록 돕는 유연한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한국에서 '리스킬링(재교육)'은 이미 생존 이슈다. 현재 KAIST, 포스텍, 연세대, 성균관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이 코세라와 파트너십을 맺고 재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살시토 부사장은 "기업이 인재를 볼 때 주목하는 것은 과거의 지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학습하는 잠재력"이라며 "대학은 단순히 학위증을 주는 곳을 넘어 배움에 대한 갈증을 품게 해 내보내는 '평생 역량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AI는 행정 업무부터 도입해야
한국 공교육의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에 관해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교육 실험을 복기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기존 수업을 반복했지만 점차 학생들이 미리 학습한 뒤 교실에서는 피드백만 거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살시토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자신이 동기를 부여하는 모티베이터가 돼야 한다는 본질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AI 시대가 될수록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독려하는 인간적인 연결이 교사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선생님들은 언제나 영웅"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까지의 교육이 지나치게 '콘텐츠 제공'과 '평가'에 집중돼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별 맞춤화 교육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역사 수업을 예로 든 그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과거의 지도자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고 오늘날 리더와 비교하면 어떨지 토론해야 한다"며 "그래야 평생 활용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리더십이라는 '지속가능한 역량'을 길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시토 부사장은 기술이 격차 완화의 도구가 되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되지 않은 기술을 현장에 투입하면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그는 "주스나 꿀을 만들 때 생산 기술을 혁신하지 나무나 벌과 의논하진 않는다"며 "새 기술은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여주는 백오피스 영역부터 스며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교육도 '실무 스킬' 검증 필요
살시토 부사장은 산업계가 요구하는 '실무 검증' 중심으로 한국 교육의 재편을 권했다. 그는 "코세라뿐 아니라 요즘의 기업은 학점보다 실제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며 "이론을 넘어 가상 환경에서 능력을 입증하는 '롤플레이' 평가 체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의 구직난과 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일자리 미스매치에 대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살시토 부사장은 "현재 한국의 교육 방식에서 학생 만족도가 낮은 편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행복한 학생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기 마련이니 보다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움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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