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AI가 정답이 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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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톡]AI가 정답이 된 교실

한 학생이 수행평가에서 오답 처리를 받아 답안을 확인했더니, 복수 정답이 가능한 유형이었다. 교사에게 묻자 “AI가 기존 답만 정답이라고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학생은 결국 문제 제기를 접었다. 다음 수행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위 사례는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생성형 AI가 학교 현장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지만, AI를 '보조 도구'가 아니라 '판정 기계'처럼 사용하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수행평가 인공지능(AI) 활용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교사가 아닌 학생 위주의 내용이 담겨있다. 교사 관련 가이드라인은 교사가 학생의 수행 과정을 직접 관찰하는 실시간 활동 중심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과 AI 유의사항을 사전 안내한다는 정도다.

처분 규정도 대부분 학생 대상이다. AI 생성물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제출하거나 교사 질의에 적절히 답하지 못할 경우 채점에서 제외할 수 있고, 금지된 방식의 AI 활용을 부정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작 교사가 AI 답변을 평가나 채점 과정에 활용할 경우 책임과 오류 발생 시 어떻게 바로잡는지에 대한 기준은 찾아보기 어렵다. AI 활용 책임의 무게가 학생에게만 쏠려있다. 가이드라인이 권고 수준에 머물다 보니,실제 학교에서는 교사 개인 역량과 인식 차이에 따라 AI 활용 수준이 제각각인 상황이 벌어진다.

이제는 교사의 AI 활용에 대한 책임 기준도 명확해져야 한다. AI를 참고해 출제했더라도 최종 검증 책임은 결국 교사에게 있다. 'AI가 정답이라고 했다'는 말이 교육 현장에서 면책 논리처럼 사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

AI 시대 교실에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역시 AI를 맹신하지 않고 검증 책임을 지는 원칙이 필요하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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