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韓 반도체, 협상의 기술 절실

3 weeks ago 9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반도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전 정부가 확정한 반도체 보조금을 재검토하겠다며 발표했으며, 25% 이상의 반도체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사실상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종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약 54조3863억원)를 들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나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보조금 확정을 앞두고도 10조원가량의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39억 달러(약 5조7326억원)를 투자해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만 계획 중이다.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 건설 비용은 전공정 기준 한국보다 2배 수준이라 추가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충격을 완화하려면 협상의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 트럼프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비즈니스맨이다. 미국 내 투자 활성화로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게 트럼프의 구상이다.

최소한 일자리 창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추가 방안까지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공장이 들어설 텍사스, 인디애나 주정부와의 유기적 소통도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강대강'으로 트럼프와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체결한 계약 이행을 요구하고, 보조금 감액 시 투자액 삭감으로 맞서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약 이행을 주장하기에 트럼프의 보조금 삭감 배경에는 35조 달러(약 5경원)에 달하는 미국 재정적자가 있다. 빚을 내 해외 기업을 지원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길 재간이 없다.


트럼프 시대에도 미국 중심의 반도체 시장 구도 재편을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적 차별받지 않도록 우리 정부, 그리고 미국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상해 나가야 한다.

소재부품부 박진형 기자소재부품부 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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