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우크라 “드론 공동 생산”… 러 위협 대비 방위협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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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드론-전투기 확충 11조원 지원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도 공동 구축
러 “우크라 파병 땐 공격 목표 간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와 드론 공동 생산 협정을 체결했다. 독자적 드론 기술을 앞세워 각국과 개별적으로 국방 협력을 넓혀 온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 공조 전략이 EU 차원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올해 말까지 드론 공동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정을 우크라이나와 체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가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단지 여러분 자신만이 아닌, 유럽의 자유와 주권을 위한 실존적 투쟁이기도 하다”며 “이번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창의성과 유럽의 대규모 산업 역량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협정에는 드론과 미사일,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조달하기 위해 100억 유로(약 11조 원)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EU가 우크라이나에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기로 한 900억 유로 규모 자금의 일부다.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도 2028년까지 공동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드론 공동 생산 협정은 유럽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축적한 드론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여러 EU 회원국에서 영공 침범과 경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협정 체결은 “유럽 각국 정부와 방산기업들이 우크라이나가 쌓아 온 실전 경험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러시아의 지속적인 미사일 공세로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우크라이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드론 기술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방산 기술은 기존 유럽 방산기업들을 앞지르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요격 미사일이 바닥나는 등 방공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실한 상태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서방 국가에 거듭 지원을 호소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찾은 건 2022년 러시아 전면 침공 이후 11번째다. 이날 방문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국방 협력 강화 방안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 등도 논의했다. 친(親)러시아 성향이었던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가 올 4월 실각하면서 우크라이나와 EU의 협력 확대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러시아 외교부는 15일 키이우에서 개최된 제5차 남동유럽 정상회의와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가진 ‘의지의 연합’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모든 외국 군대는 러시아의 정당한 공격 목표로 간주될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파병 시 강경 대응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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