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이민 오지마’… 美, 영주권 10만달러 보증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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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학생 비자는 4년으로 제한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 위한 조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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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일부 외국인에게 1인당 10만 달러(약 1억5000만 원)의 보증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또 미 국토안보부는 외국인 학생들의 미국 체류 기간을 4년까지로 제한하는 규정을 16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직 논의 중이지만 핵심은 이민 비자 신청자, 즉 미국에 영구적으로 이민해 도착 시 영주권을 받게 될 사람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액수는 개별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10만 달러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신청자들은 보증금을 먼저 납부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후에야 이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시민권 취득 과정에 5년 이상이 걸린다. 만약 영주권 소지자가 미국으로 이주해 자립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입증될 경우 보증금이 담보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민자의 가족이 보증금을 대신 낼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WSJ에 전했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계획은 신청자들이 자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음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제도가 반(反)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입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샤르바리 달랄데이니 미 이민변호사협회 정부업무 담당자는 “고액의 보증금이 사실상 이민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미국 이민제도가 돈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이민 비자는 통상 미 시민권자들이 배우자, 부모, 형제 등 가족을 초청할 때 많이 사용돼 왔다. 기업에선 H-1B 같은 취업 비자로 외국인을 입국시킨 뒤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 미 국무부는 연간 약 50만 건의 이민 비자를 발급해 왔는데, 올해는 그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16일 미 국토안보부는 F-1 비자를 소지한 외국 학생들의 체류 기간을 4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학생 비자를 소지한 경우 정규과정 학업을 마칠 때까지 미국에 체류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4년이 지난 경우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제도 변경이 유학생 비자 프로그램과 관련된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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