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책임 있는 태도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지난 23일에 이어 26일 FIFA 측에 2차 항의 메일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메일에서 그는 "FIFA는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 내 국기나 현수막, 슬로건, 의류 등을 포함해 정치적·모욕적·차별적 성격을 띤 모든 물품의 반입을 금지한다고 명확히 규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교수는 FIFA가 앞서 아이티 국가대표팀에 취했던 조치를 사례로 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FIFA는 아이티 유니폼에 그려진 '베르티에르 전투' 그림이 역사적·정치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디자인 변경을 강제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왜 FIFA는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가"라며 "이는 FIFA가 스스로 정한 원칙을 무너뜨리는 자기모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번 욱일기 응원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제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 인민해방군 운영 소셜미디어 '쥔정핑'은 논평을 통해 욱일기를 '침략의 피로 얼룩진 전범기'로 규정하고 "축구장은 군국주의 유산이 설 자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비판에 일본 내 여론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야후재팬 등 일본 포털 사이트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으며, "일본 축구협회도 FIFA에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1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시비를 가리자", "정부가 나서서 서 교수를 고소하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서 교수의 개인 SNS에는 일본 우익 성향 누리꾼들의 다이렉트 메시지(DM) 공격이 빗발치고 있다.
서 교수는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다시는 욱일기 응원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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