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32강 토너먼트 진출 진로에 거대한 암운이 드리웠다. 에콰도르가 거함 '전차 군단' 독일에 반전의 역전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한국의 와일드카드 생존 확률은 점점 더 희박해지는 모양새다.
에콰도르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독일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에콰도르는 승점 4(골 득실 0)를 확보하며 E조 3위를 확정 지었다. 동시에 이날 기준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당당히 1위로 올라서며 32강 진출권 획득을 사실상 확정했다.
반면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릎을 꿇으며 1승 2패, 승점 3(골 득실 -1)에 그친 한국은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행 티켓 경쟁에서 한국은 5위로 한 계단 더 떨어졌다. 이미 일정을 마친 조 3위 중 에콰도르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승점 4)에 뒤처졌고 스코틀랜드(승점 3·골 득실 -3)에만 간신히 앞서 있어, 타 조의 경기 결과만을 쳐다보며 마음을 졸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날 경기는 당초 독일의 우세가 점쳐졌고, 출발 역시 독일이 좋았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플로리안 비르츠의 패스를 받은 레로이 자네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에콰도르의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미 32강행을 확정 지었던 독일이 쉽게 경기를 지배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에콰도르의 반격은 매서웠다. 전반 9분 페드로 비테가 펠릭스 은메차의 공을 가로채 닐손 앙굴로에게 배달했고, 앙굴로가 정교한 슈팅으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초반 자네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할 뻔한 위기가 비디오 판독(VAR) 끝에 취소되는 행운까지 따른 에콰도르는 후반 32분 역전극을 완성했다. 코너킥 찬스에서 케빈 로드리게스가 머리로 받아 넘긴 공을 문전에 있던 곤살로 플라타가 발끝으로 밀어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같은 시간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E조 다른 경기에서는 코트디부아르가 니콜라 페페의 맹활약을 앞세워 퀴라소를 2-0으로 완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2승 1패(승점 6·골 득실 +2)로 독일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에 밀려 조 2위로 32강 대열에 합류했다.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퀴라소는 골키퍼 엘로이 룸의 선방쇼로 에콰도르전 무승부를 거두는 등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결국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에콰도르의 반란으로 32강 진출의 셈법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막판 뒤집기로 토너먼트행 막차를 탈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남은 조별리그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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