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85〉AI는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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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

2022년 11월 30일 오픈AI가 챗GPT를 공개. 세상은 인공지능(AI)의 가능성과 위험을 논했다. 그리고 지금, AI의 발전 속도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체감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특히 개발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가히 파괴적이다. AI 코딩 도구가 수십 명의 개발자가 매달려야 했던 인프라 구축, 코드 최적화, 오류 수정, 테스트 생성, 배포 자동화까지 수행하며 개발자의 반복 업무를 무서운 속도로 지워나가고 있다.

이들은 1인당 10인분, 100인분의 생산성을 내며 격차를 벌린다. 대중이 새로운 AI 모델의 '신기한 기능'을 하나둘 익히는 동안, 현장의 전문가들은 AI를 직접 개조하고 현업에 실시간 적용하며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의 해자(Moat)'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대중은 여전히 AI를 검색창보다 조금 더 똑똑한 도구로 사용할 뿐이다.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고, 글을 다듬고, 이미지를 만들어 보는 정도의 단편적 경험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AI의 격차는 이제 “쓸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의 격차는 “AI를 사용해본 사람”과 “AI를 자신의 일하는 방식 안에 구조화한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고, 이 차이는 단순한 개인의 생산성의 차이를 넘어, 조직과 기업,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가르는 냉혹한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두 집단의 출현을 목격하게 된다. 이 두 집단은 AI라는 거대한 동력을 대하는 '목적성'과 '태도'에서 근본적으로 갈라진다.

먼저 '기술 제국주의'를 표방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압도적인 컴퓨팅 자원, 그리고 이미 구축된 전문 인력을 동원해 AI 기술을 독점한다. 이들에게 AI는 시장을 통제하고 지배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폐쇄적인 생태계 안에서 데이터를 가두고 기술 격차를 벌림으로써, 대중을 주체적인 생산자가 아닌 단순한 서비스의 소비자로 전락시킨다.

반면, '기술 수혜의 공유'를 지향하는 집단도 등장한다. 이들은 AI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특정 소수의 전유물로 두지 않고, 기술의 혜택이 대중의 삶으로 스며들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오픈 소스 정신과 커뮤니티의 연대를 바탕으로 기술 문턱을 낮추며, AI가 낸 수익과 효율이 사회 문제 해결의 동력으로 환원될 수 있는 수평적 구조를 설계한다.

결국 이 두 집단의 차이는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넘어 '기술의 과실을 누구와 나눌 것인가'라는 가치관의 차이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들은 자신들의 선택권 없이 “자본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제국주의적 흐름, 대중의 공감을 바탕으로 상생하려는 공유의 흐름”이 충돌하는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술은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으로 성장했다. 이제 그 기술은 스스로를 학습시키며 인류의 경험치를 추월하고 있으며, 이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 산업의 전문가들로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AI 활용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되, 그 결과물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는 '사회적 질서'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에 대한 막연한 찬양도, 막연한 공포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AI의 힘이 어디에 쌓이고 있는지, 누가 그것을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힘이 사회 안에서 어떻게 나뉘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질문이 필요한 때다.

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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