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헌법에 '두 국가' 명문화…평화·공존 의지로 착각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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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국가’ 노선을 명문화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한 북한의 지난 3월 헌법 개정안을 통일부가 공개했다. 개정 헌법에서 북은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다’며 휴전선 이북 지역을 영토로 규정했다. 김정은의 신노선인 ‘적대적 두 국가’를 기정사실화하고 정전협정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통일’이라는 단어를 전부 덜어낸 점도 주목된다. 기존 헌법에 있던 “통일을 민족지상의 과업으로” “조국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 같은 표현이 통째로 빠졌다. 남한을 주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제1 적대국’ ‘전시 평정’ 같은 문구와 ‘제국주의 침략자들’ ‘내외 적대분자들’ 같은 전투적 표현이 사라졌다. 2년 전 시정연설에서 남한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겠다던 김정은의 예고와 다른 결과다.

문구 수위 조절을 두고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평화공존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적대적 표현을 줄이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처럼 분쟁 소지가 큰 영해 조항을 두지 않은 점 등 긍정적으로 해석해볼 여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핵사용 권한은 국무위원장에게 있다’고 처음 명시하는 등 대남 핵위협은 더 구체화하고 노골화됐다. 북 대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핵보유국 묵인’을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전술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유엔 주재 북한대사도 어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김정은이 절대적 권력을 쥐게 된 점도 우려를 더한다. 북은 개정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하고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세웠다. 최고인민회의의 소환권이 삭제되는 등 국무위원장에 대한 명목상 견제마저 사라졌다. 북의 대결적 노선을 과소평가하고 낭만적 대북관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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