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열풍 타고 뜨는 ‘이너뷰티’…K-뷰티 새 성장동력 될까

3 days ago 7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문을 연 CJ올리브영 미국 1호점에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문을 연 CJ올리브영 미국 1호점에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Inner Beauty)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인기로 체중 관리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한 감량을 넘어 장 건강과 피부 컨디션, 노화 관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소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체중 관리 과정에서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 균형과 장 건강을 함께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화효소와 프로바이오틱스, 식물성 원료 등을 결합한 ‘뷰티 프롬 위드인(Beauty-from-within)’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 커지는 이너뷰티 시장…Z세대·밀레니얼이 이끈다

국내외 이너뷰티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국내 이너뷰티 시장이 2019년 약 7216억 원에서 2022년 약 1조1942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18.3%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5년 약 1조9763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일시적 유행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는 전 세계 이너뷰티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75억 달러에서 2035년 약 16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평균 약 8.2%의 복합 성장률(CAGR)에 해당한다.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예측 전문기관 WGSN의 아시아·태평양(APAC) 뷰티 전략가 소피아 우(Sophia Wu)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장 건강과 롱제비티(Longevity), 몸속에서부터 시작되는 피부 컨디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바이오 기술과 전통 식물성 원료를 결합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중국 Z세대는 ‘헬시 에이징(Healthy Aging)’ 섭취형 제품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통 원료와 K-뷰티 감성의 결합이 강점”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이너뷰티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전통 원료와 새로운 제형, K-뷰티 특유의 브랜드 경험을 꼽는다.

소피아 우는 “한국 브랜드는 누구나 쉽게 섭취할 수 있으면서도 SNS에 공유하고 싶을 만큼 감각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삼, 발효콩, 흑임자, 들깨처럼 오래전부터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 여겨져 온 한국 전통 원료를 현대적인 이너뷰티 제품에 자연스럽게 접목하고 있다”며 “휴대하기 쉬운 분말 스틱이나 젤리 스트립 등 새로운 제형을 통해 섭취 경험 자체를 즐겁게 만든 것도 한국 브랜드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구 소비자가 요구하는 엄격한 규제 기준과 클린 라벨, 제형에 대한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며 “섭취형 제품과 화장품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이너-아우터(Inner-Outer) 에코시스템’ 전략이 한국 브랜드의 다음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만 명 찾은 전시회…원료·바이오·이너뷰티로 확장하는 K-뷰티

사진=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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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최근 열린 화장품 원료 전문 전시회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코리아(in-cosmetics Korea) 2026’에는 국내외 화장품 원료 제조·공급사와 연구·시험 장비 기업 등 39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3일간 약 2만 명(인터참 크로스오버 포함)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47%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해 처음 도입된 ‘이너뷰티 존(Inner Beauty Zone)’은 올해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참가자들은 이너뷰티 테이스트 바에서 제품의 맛과 제형을 직접 경험했고, 이너뷰티 톡 세미나에서는 최신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며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사진=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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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존은 ‘에이지 매니지먼트(Age Management)’를 주제로 운영됐다. 피부 노화와 장벽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와 기술을 소개하며, 단순한 피부 개선을 넘어 미리 관리하는 스킨케어 흐름을 보여줬다. 이노베이션 존에는 발효, 마이크로바이옴, 두피 케어, 지속가능성 등 최신 흐름을 반영한 신규 원료 64종이 전시됐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전시 디렉터 사라 깁슨(Sarah Gibson)은 “올해 전시를 통해 K-뷰티의 경쟁력이 원료와 포뮬레이션, 바이오 기술, 이너뷰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세계 2위 오른 K-뷰티

국내 화장품 산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024년 102억 달러로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25년에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24년 세계 3위에서 2025년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K-뷰티의 경쟁력이 단순한 스킨케어를 넘어 바이오 기술과 이너뷰티, 웰니스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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