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다시 8위로 추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폭발하는 건 도대체 언제일까. 좀처럼 발화가 되질 않는다.
‘슈퍼스타’ 김도영(21)이 3경기 연속 아치를 폭발시키며 지난해 MVP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KIA는 좀처럼 치열한 중위권 경쟁서 불이 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IA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 우중 혈투 속에 4-8로 패했다. 빗속에서 치러진 경기는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으로 펼쳐졌고 KIA는 전날 4위에서 하루만에 순위가 8위로 곤두박질 쳤다.
4위 NC 다이노스부터 공동 5위 KT 위즈와 SSG 랜더스, 7위 삼성 라이온즈와 8위 KIA 타이거즈까지 경기 승차가 단 1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중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경기 승리와 패배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기에 당자의 일희일비는 의미가 없다. 현재 8위 순위도 하위권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시즌 초반의 암울한 분위기와 비교해서 현재 KIA의 상태가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 KIA는 몇 차례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통합우승팀인 KIA가 5월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 정상궤도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도 답답한 일이다.
더군다나 김도영이 최근 무시무시한 지난해 기세를 찾고 있음에도 말이다. 실제 지난 3월 22일 NC와 시즌 개막전서 3회 안타를 치고 베이스러닝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김도영은 복귀 이후 25경기서 타율 0.333/6홈런/24타점/OPS 1.009의 훌륭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도영은 최근 3경기서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14타수 8안타 5타점으로 폭발했다. 24일 삼성전서는 홈런은 물론 3안타 경기에 2개의 도루까지 기록하며 부상으로 봉인했던 다리의 족쇄마저 풀어냈다. 이렇듯 김도영이 데일리 MVP에 근접한 활약을 펼쳤지만 KIA는 우중 혈투 속에 결국 웃지 못했다.
24일 경기서도 실제 KIA는 4회 김도영의 안타에 이은 최형우의 투런 홈런으로 먼저 기세를 탔다. 이후 오선우-한준수의 연속 안타와 김호령의 적시타를 묶어 1점을 더 뽑고 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하지만 KIA는 이어진 4회 말 수비에서 선발투수 김도현이 2개의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린 것에 더해 김호령의 송구실책 등이 겹쳐져 만루에 몰렸다. 이어 김도현이 류지혁에게 좌중간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고, 2루수 윤도현의 포구 실책까지 겹쳐 추가 3루 진루를 허용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그라운드 정비로 20분간 지연된 이후 시작된 경기는 다시 쏟아진 비로 7회 초 27분간 다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김도영은 삼성의 구원 투수 김태훈의 초구를 공략해 시즌 6호 홈런인 동시에 좌월 장외 홈런포를 날려 다시 4-3의 리드를 가져왔다.
하지만 KIA는 이어진 7회말 올라온 구원 투수 전상현이 2개의 내야 안타와 송구 실책 등을 범해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만 3개의 실책을 범한 KIA의 흔들림을 반대로 삼성은 놓치지 않고 경기 후반 계속 물고 늘어졌다.
8회 말 삼성은 바뀐 투수 최지민에게 2개의 볼넷과 폭투를 묶어 1,2루를 만든 이후 류지혁의 안타와 이성규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교체된 성영탁에게 양도근이 또 한 번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 뽑은 삼성은 2사 이후 나온 김성윤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4-8까지 달아나면서 승기를 굳혔다. KIA는 더는 추격하지 못한채로 그대로 패했다.
KIA의 입장에선 김도영의 결정적인 홈런포로 다시 리드를 가져온 경기서 투수와 야수들이 수비 과정에서 내야안타, 실책, 적시 2루타, 연속 볼넷, 폭투, 연속 밀어내기 볼넷 등의 좋지 않은 장면만 2이닝 동안 대거 보여준 끝에 5실점을 하고 후반 무너졌기에 더욱 뼈아픈 패배의 내용이었다.
이날 최형우와 김도영은 2방의 홈런과 4안타 3타점 3득점 2도루를 합작하며 중심타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외 KIA 타선은 오선우가 멀티히트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김호령이 적시타로 1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24일에 앞서 2연승을 거두는 동안 살아나는 듯 보였던 KIA 타선이다. 하지만 23일 경기서는 김도영의 결승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지만 24일 경기는 그러지 못했다. 김도영의 분전에도 투타의 선수단 전체가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진실이 24일 KIA의 아쉬운 경기력으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