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타는 토트넘의 UEL 타이틀을 축하했지만…팬들은 ‘북런던 라이벌’이 꼴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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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사진출처|아스널 페이스북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사진출처|아스널 페이스북

토트넘과 아스널(이상 잉글랜드)은 아주 오랜 앙숙이다. 두팀이 격돌하는 ‘북런던 더비’는 그야말로 불꽃이 튀는 피치의 전쟁이다. 현역 시절 토트넘 핵심으로 활약한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도 “내가 경험한 가장 치열했던 라이벌전은 ‘북런던 더비’가 최고였다”고 떠올린다.

그럼에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라이벌의 큰 수확에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2008년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만의 감동이다.

이번 시즌에도 ‘무관’에 그친 아스널 입장에서는 몹시도 분통이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리버풀에 타이틀을 내줬고 가장 크게 기대한 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4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시즌 내내 잘 싸웠는데 손에 넣은 것이 없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토트넘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인색하지도 않았다. 최근 런던 외곽 왓포드에 위치한 아스널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이번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그는 “토트넘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들(토트넘)은 UEL 챔피언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모든 작업을 제대로 이행했다”고 말했다.

물론 대다수 아스널 팬들의 감정은 아르테타 감독처럼 차분하지 않다. 특히 토트넘이 UEL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24일 북런던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끌벅적한 카퍼레이드를 펼쳤을땐 증오와 미움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사실 아스널이 공식대회를 제패한 기억도 꽤 오래 전이다. EPL은 2003~2004시즌이 마지막이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선 2019~2020시즌이 끝이다. 아르테타 감독의 부임 시즌이다. 그 후에는 시즌을 앞두고 이벤트 경기로 치러지는 FA 커뮤니티실드 2회(2020, 2023년)가 전부다.

2022~202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EPL 2위로 마친 아스널은 이번 시즌도 준우승에 그칠 공산이 크다. 현재 승점 71로,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68)를 앞선 가운데 26일 0시 진행될 사우샘프턴과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 2위를 차지한다. 결코 나쁜 성과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론 무기력한 시즌을 보내고도 통산 3번째 UEL 우승 트로피를 챙긴 토트넘을 보면 배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트로피는 훨씬 많아도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웃은 건 1993~1994시즌 UEFA 컵위너스컵이 유일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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