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성빈이 20일 사직 LG전 선발등판을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26)이 올 시즌 첫 1군 등판에 나선다.
롯데는 20일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의 선발투수로 윤성빈을 낙점했다.
롯데는 19일 우완 불펜 정우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올 시즌 콜업된 적 없던 윤성빈의 자리를 하루 앞서 마련했다.
윤성빈의 1군 경기 등판은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9개월 24일(294일) 만이다.
지난해에는 SSG전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1군 등판이었다.
이 역시도 2021년 5월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3년 2개월 11일(1166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
윤성빈에게는 1군 등판이 절실했지만, 모처럼의 기회였던 지난해 SSG전에선 선발투수로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가볍게 던져도 시속 150㎞대의 직구를 너끈히 뿌린 그는 최고 140㎞의 포크볼까지 구사하며 발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야수들의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자, 경기 운영에 난항을 겪거나 급격히 흔들리며 아쉬운 투구를 한 게 사실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초반만 잘 버텼다면 한결 나았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구단에서 (윤)성빈이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아직은 던지는 데 급급한 모습이 보인다. 개선할 게 많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전에 선발등판한 롯데 윤성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그럼에도 윤성빈이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기회를 받게 된 이유 중에는 지난해의 보완점들을 개선한 흔적이 적잖이 보인 영향이 크다.
지난해 1군 첫 등판 이후 다시 퓨처스(2군)리그로 돌아간 그는 10월 열린 ‘2024 울산-KBO 폴 리그’(Fall League)에서 2경기 등판해 1승무패, 3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의 우승에 기여했다.
반전의 실마리를 본 윤성빈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6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2.11, 이닝당 출루허용(WHIP) 1.13으로 감각을 이어갔다.
투구 내용의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적잖게 나타났다.
지난달 12일 함평 KIA 타이거즈전에선 5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는 동안 허용한 출루(1피안타·2볼넷)가 손에 꼽았을 정도로 적었다.
일주일 뒤인 19일 상동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개의 볼넷에도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기도 했다.
열흘 뒤인 29일 이천 LG전에선 4.1이닝 동안 19타자를 상대하면서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롯데 윤성빈(왼쪽)이 김태형 감독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퓨처스리그에서 다잡은 투구 밸런스를 1군에서 이어갈 일만 남았다.
윤성빈이 자신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의 방출과 5선발의 부재로 선발진 구축에 애를 먹는 롯데에는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다.
2017년 롯데의 1차지명 선수로 입단한 뒤 수년간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던 윤성빈은 LG를 상대로 통산 2경기에서 1승1패, ERA 4.82(9.1이닝 5실점), WHIP 1.61을 기록했다.
2018년 4월 7일 사직 LG전에선 5이닝 2실점 역투로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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