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아니라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20대 지적장애인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내놓은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의 결론이다. 통상적으로 ‘원고’ ‘처분 취소 청구’ 등 법률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사회적 약자 사건 전문 합의부를 도입한 이후 이런 내용의 ‘이해하기 쉬운(이지 리드·Easy-Read) 판결문’ 사건을 처음으로 선고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강우찬)는 지적장애인 유모 씨(26)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장애정도 미해당 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판결문에는 “피고가 원고에 대해 한 장애정도 미해당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는 기존 방식의 주문에 더해 “원고 유OO이 재판에서 이겼습니다”라는 쉬운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유 씨는 출생 이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아동복지시설 및 정신병원에서 생활해 왔다. 2023년 서울 양천구에 지적장애인 등록 신청을 했지만, 양천구는 미성년자 시절 유 씨의 지능 지수가 70 이상으로 기록된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 등에서도 신청이 기각되자 유 씨는 소송을 냈다.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유 씨는 지적 장애 주요 판정기준인 지능 지수 70 미만의 검사 결과를 최근 몇 년간 세 차례나 기록하고, 복수의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유 씨가 지적장애인이 아니라고 본 양천구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지적 장애를 오로지 지능 지수에 주안점을 두어 판단하는 것은 법률 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기존과 같은 방식의 20여쪽 분량 판결문 앞부분에 4쪽가량의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을 첨부했다. “취소는 결정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당신은 지적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 쉬운 표현을 쓰고 사건 내용을 요약한 그림도 넣었다. 대법원은 올해부터 이처럼 쉽게 쓰는 판결문을 언제 제공할 수 있는 지 등을 규정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사법지원 예규’를 시행하고 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3 days ago
2
![[단독]손흥민·이재성과 갈등설 휩싸인 홍명보 감독 “월드컵서 개인적 감정으로 선발 제외하겠나”](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02/134228292.1.jpg)





![[포토] 추미애 경기도지사,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참석](https://pimg.mk.co.kr/news/cms/202607/02/news-p.v1.20260702.0ee746e3143643e386db0efe917f659c_R.jpg)
![어도어·다니엘 331억 공방…“유일한 독자 활동”vs“침소봉대” [종합]](https://pimg.mk.co.kr/news/cms/202607/02/news-p.v1.20260702.03e4e9f0f3214ea69a4a10bad4259af8_R.jpg)




![[속보]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https://pimg.mk.co.kr/news/cms/202606/13/news-p.v1.20260613.89255ddca2b0487c98e7f979e85a8a39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