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M 등 핵심 에이전트 탑재…업무 부담 줄이고 고객 소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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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에이전틱AI' 이달 출시]
업무에 필요한 에이전트만 골라…‘드래그’만으로 손쉽게 활용
업계 “금융권 생성형 AI 한 단계 도약”…해외법인 등에도 적용

  • 등록 2025-05-01 오후 6:13:38

    수정 2025-05-01 오후 6:13:38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오늘 VIP 고객 상담이 있어. 미국 주요 경제지표, 뉴욕 3대 지수 한 달간 추이 정리해서 스크립트 만들어줘. 기업대출 여신심사 세부규정 불러와 주고 필요한 기안서류 목록 알려줘.”

앞으로 KB국민은행 직원은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개발한 ‘에이전틱AI’ 그룹 공동 플랫폼을 통해 ‘대출 규정 분석 에이전트’와 ‘기안서 작성 에이전트’를 결합, 곧바로 은행 여신내규에 맞게 대출기안서를 만들 수 있다. 총 40여개의 에이전트 중 필요한 에이전트만을 끌어와서 결합하는 방식이라 사전지식이 없더라도 편리하게 현장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나만의 비서’ 에이전틱 AI, 전 계열사 도입

1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KB금융그룹의 에이전틱AI 플랫폼은 지난달 금융보안원의 보안성 검증까지 마치고 이달 중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일부 부서·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최종 점검 중이다.

임직원이 위 사례와 같이 에이전틱AI에게 업무를 지시하면 AI가 실제 수행까지 하는 게 이번 출시한 AI 플랫폼 기능의 핵심이다. KB금융이 임직원 업무에 에이전틱AI를 도입하는 건 효율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AI는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의사결정하고 실시간 정보를 반영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한다. 시시각각 바뀌는 금융회사 내부규정, 당국의 감독규정과 법규·가이드라인을 반영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시간 정보를 학습해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준법·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망 분리 규제 완화 이후 국내 금융권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도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의 업무부담 경감을 기대하고 있다. 규정 검색과 같은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고 실적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잡무를 줄이고 본 업무에 충실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본부와 영업점 직원이 생산하는 보고서의 질도 평균 수준 이상 높일 수 있다. 자산관리(WM) 특화센터 PB가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하우스 뷰 확인, 시황 요약 같은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VIP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더 쓸 수 있다. 사실상 PB 에겐 ‘나만의 AI 비서’가 생기는 것이다. KB금융의 에이전틱AI는 단순히 세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업무 흐름을 파악해 실질적인 어시스턴트로서의 역할을 한다.

개발 5년 만의 성과…금융권 생성형 AI 한 단계 도약

업계에서는 KB금융 AI 플랫폼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고객상담에서 활용하던 챗봇 수준의 AI가 아니라 실제 업무까지 하는 생성형 AI로 그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고 평가한다.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2023년 AI 비서를 도입한 후 전체 직원 30만명 중 20만명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직원당 일주일 평균 AI 비서 이용 시간은 1~2시간 수준으로, 고객과의 상담에서 내용 정확도를 높이는 등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이 그룹 공동 AI 플랫폼을 출시한 건 지난 2020년 초 금융지주에 AI 부서를 만든 지 5년 만이다. 애초 업계의 우려와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디지털 혁신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국내 금융권 최초 에이전틱AI 플랫폼 구축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번 에이전틱AI 플랫폼 개발에는 양종희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양 회장이 에이전틱AI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특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남들보다 반걸음 빠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기술 고도화 원년…스타트업과 글로벌 부문 협업

에이전틱AI 활용에 첫발을 뗀 KB금융은 올해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에이전틱AI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AI를 활용해 고객 투자성향별 수익률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KB손해보험은 AI 기반 설계사 화법 코칭 솔루션을 도입한다. KB라이프생명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AI 기반 정서상담 서비스와 맞춤형 건강증진 솔루션·보험 플랜까지 제시하는 기술 개발까지 목표로 한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인도네시아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 자동산정 모델 개발, 캄보디아에서는 KB국민카드(KDSB)가 웹 기반 자동차 거래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 협업한다. KB금융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KB오픈이노베이션’, ‘KB스타터스’를 통해서 고도화를 추진한다. 실제 에이전틱AI 플랫폼에 들어간 에이전트 다수가 KB스타터스 기업과의 공동 기술검증(PoC)을 거쳐 완성했다.

다른 금융그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강태영 행장 취임 이후 ‘디지털 리딩뱅크’에 사활을 건 NH농협은행은 오는 7월 은행 직원을 위한 AI 플랫폼 구축을 시작한다. 올해 11월까지 1차로 플랫폼을 만든 후 지주 계열사에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농협은행은 약 24개 AI 에이전트 기능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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