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국가대표팀 막내 박가현은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인 올해 카타르 도하대회에서 여자단식 32강에 올랐다. 기대이상의 성적이지만 “중국 선수를 꼭 잡아보고 싶었지만, 내가 부족했다. 다음 대회에선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중국 선수를 잡는게 목표였지만, 내가 부족한게 많았다.”
탁구국가대표팀 막내 박가현(18·대한항공·세계랭킹 130위)은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무대를 마친 뒤 아쉬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기대 이상인 여자단식 32강에 올랐지만, 목표인 ‘중국 타도’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스포츠아레나에서 끝난 슈슌야오(중국·23위)와 대회 5일째 여자단식 32강에서 게임스코어 0-4(8-11 5-11 5-11 7-11)로 패한 뒤 “이번 패배를 교훈삼아 더 성장하겠다. 반드시 슈슌야오를 이기겠다”고 아쉬워했다.
박가현은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5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탁구의 미래다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여자단식 128강과 64강에서 난적으로 꼽힌 탄자오윤(싱가포르·297위)과 마니카 바트라(인도·46위)를 각각 4-2, 4-0으로 돌려세웠다. 대표팀 에이스 신유빈(21·대한항공·10위)이 개인 첫 세계선수권대회인 2021년 미국 휴스턴대회에서 64강에 그친 사실을 고려하면 박가현에게 밝은 미래를 기대할 법하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는 박가현이 전날(20일) 바트라를 꺾은 직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박가현이 세계무대 데뷔 후 꿈같은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가현은 32강에서 슈슌야오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특유의 포핸드 드라이브와 3구 이내 승부로 1게임 초반 5-2로 앞서갈 정도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후 슈슌야오의 집요한 백핸드 유도로 공격이 막혀 패했지만, 박가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계보다 가능성을 더 많이 확인했다. 석은미 대표팀 감독은 “(신)유빈이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후배들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 (박)가현이 등 유망주들이 지금 당장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고 격려했다.
박가현은 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참이다. 2023년 호수돈여중 졸업 후 고교 진학 대신 대한항공에 입단해 꾸준히 해외경기에 출전했던 터라 어린 나이에도 경험과 기량은 또래들보다 위다.
박가현은 “힘을 키우고, 상대 코스도 노련하게 공략해야 한다. 경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상대를 움직이게 해야 이길 수 있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그는 “탈락해도 괜찮을 줄 알았지만 너무 속상하다. 다음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지금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도하(카타르)│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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