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CL 파이널에서 인터 밀란을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주장 마르퀴뇨스가 ‘빅이어’를 들어올린 가운데 이강인도 곁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출처|PSG 페이스북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러나 ‘코리안 특급’ 이강인(24)에겐 결단의 시간이기도 하다.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대회 결승전에서 데지레 두에의 멀티골과 하키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마율루의 연속골로 5-0으로 압승하며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UCL 트로피 닉네임)’를 들어올렸다.
2019~2020시즌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져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던 PSG는 이번 대회에선 뮌헨을 8강에서 제압한 데 이어 심지어 안방까지 점령해 시상대까지 올라 완벽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PSG는 ‘트레블(3관왕)’에도 성공했다. 리그앙(1부) 조기 4연패에 이어 지난달 25일엔 쿠프드프랭스(프랑스컵) 정상에 올랐고, UCL까지 제패했다. 이제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미국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이날 교체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몸이 좋지 않은 듯 경기 전 워밍업을 건너뛰고, 경기 중에도 몸을 풀지 않은 채 그라운드까지 밟지 않은 이강인이지만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강렬한 제스처로 시상식을 한껏 만끽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연인 ‘두산가 5세’ 박상효(26) 씨를 비롯한 가족들과 기쁨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이강인은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을 45경기(2397분), 6골·6도움으로 마무리했다. 이 중 UCL는 11경기, 공격포인트 없이 462분을 소화했다. 조금 아쉽긴 하나 새 역사를 쓰기엔 충분했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박지성(44·은퇴)에 이어 한국 선수로 통산 2번째로 ‘빅이어’를 품은 주인공이 됐다. 이후 박지성이 2차례(2009·2011년), 손흥민(33·토트넘)이 한 번(2019년) 결승에 나섰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축구도 활짝 웃었다. 손흥민이 UEFA 유로파리그를 평정한 데 이어 이강인이 UCL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2대 유럽클럽대항전을 동시에 제패한 것은 아시아 최초의 사례이고 유럽 무대 트레블에 성공한 것 역시 이강인이 처음이다.
다만 이강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PSG에서는 더 이상 뛸 자리가 없음이 확인됐다. 입단 첫 시즌과 이번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꾸준히 기회를 얻었지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초 겨울이적시장에서 ‘조지아 윙어’ 크바라츠헬리아가 이적해온 것이 결정타였다.
우스만 뎀벨레가 측면에서 전방으로 이동한 가운데 흐비차가 왼쪽 날개로 완전히 자리매김했고, 두에와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오른쪽에서 경쟁하자 측면에서는 설 곳이 완전히 사라졌다. 중앙 미드필더로도 옮겨봤으나 시즌 중 포지션 변화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UCL 결승전이라고 다를 수 없었다. 나란히 출격한 경쟁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면서 이강인이 처한 냉정한 현실이 새삼 확인됐다. 그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PSG를 지워버리며 거리두기에 나선 상태다.
다행히 이강인을 향한 유럽 빅리그, 빅클럽들의 관심은 끊이질 않는다.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나폴리(이탈리아) 등 연결된 팀들도 굉장히 많다.
PSG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CL 결승에서 인터 밀란을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높이 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헹가레치고 있다. 사진출처|PSG 페이스북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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