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의 국내 주요 그룹도 청년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 등 주요 그룹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채용할 인원은 기존 계획보다 최소 70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채용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그룹까지 감안하면 실제 채용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18일 내년 신규 채용 규모를 1만 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올해(7200명)보다 2800명 많다. 청년 인턴십도 400명 수준에서 내년엔 800명으로 확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와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량(SDV) 분야에서 주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자동차산업은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만큼 협력 업체와 지역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상반기 4000명에 이어 하반기에도 4000명을 뽑는다. 신규 채용은 연구개발(R&D),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사업에 집중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 증설을 앞두고 대규모 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3년간 신입 7000명을 포함해 1만 명을 채용한다. AI·바이오·클린테크와 함께 배터리·전장(전자장치)·냉난방공조 등이 채용 분야다. 한화그룹은 상반기 2100명에 이어 하반기에 3500명을 선발한다. 올해 채용 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등이다. 금융 계열사에서도 700여 명을 뽑는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채용 인원을 당초 계획(2600명)보다 늘린 3000명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5년간 1만5000명을 뽑는다. 내년부턴 그룹 공개채용에 더 많은 계열사가 참여한다. 올해 1500명을 채용하는 HD현대그룹도 2029년까지 총 1만 명을 선발한다.
기업들의 채용은 청년 일자리 고용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넘어선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동화·AI·반도체·방위산업 등은 모두 인재 의존도가 높은 분야다. 4대 그룹 관계자는 “AI로 시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서 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가른다”고 했다.
김진원/김채연/신정은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