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L 우승 못해도 괜찮아, 그냥 남아줘”…아모림 바짓가랑이 붙잡는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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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는 UEL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후벵 아모림 감독(왼쪽)과 계속 동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는 UEL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후벵 아모림 감독(왼쪽)과 계속 동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의 의지는 분명하다. 이번 시즌 결과와 상관없이 후벵 아모림 감독과 계속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다.

‘더선’ 등 영국 매체들은 19일(한국시간) “짐 랫클리프 맨유 구단주는 아모림 감독과 헤어질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맨유는 지난해 10월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에릭 텐하흐 감독과 결별하고, 당시 스포르팅(포르투갈)을 이끌던 아모림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다.

사실 의외의 결정이다. 단순히 성과만 놓고 보면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맨유는 아모림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갑작스레 부임한 바람에 제대로 선수단 리빌딩을 시도할 수 없었고, 프리시즌을 보내지 못해 팀을 단단히 다져갈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막바지로 향하는 맨유의 2024~2025시즌 성적표는 처참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토트넘과 최하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맨유(승점 39)는 토트넘(승점 38)보다 승점 1점 앞서 16위를 마크하고 있다.

레스터시티와 입스위치타운, 사우샘프턴 등 절대 약자들이 있어 망정이지, 하마터면 챔피언십(2부) 강등을 겪을 뻔 했다. 아직 1경기가 더 남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14위까지 치고 올라설 수 있으나 두 자릿수 순위로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충분히 치욕적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22일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이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EPL 잔류권 최하위 경쟁을 펼쳐온 손흥민의 토트넘이다. UEL 우승을 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어느 정도는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처참한 성적 여파로 영국 현지에선 오래 전부터 아모림 감독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함께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는데, 랫클리프 구단주는 채찍 대신 당근을 주기로 했다. 조금은 여유롭게 팀을 만들어가고, 서서히 정상화시켜주기를 희망한다.

앞서 아모림 감독은 “우린 더 강해져야 한다. 만약 제자리에 머문다면 다른 감독에게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했다. 정말 팀과 선수들에게 환멸을 느껴 의지가 사라졌다는 시선도 있는 한편, 구단에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보기도 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아모림 감독이 확실하게 유리한 입장이라는 점이다. 랫클리프 구단주의 생각이 바뀌지 않고, 아모림 감독이 결별 의사를 분명히 내놓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에도 계속 동행할 공산이 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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