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제에 본격 맞대응 채비
가성비 모델로 세계시장 절반 차지… 폐쇄-개방형 모델 모두 규제 거론
글로벌 AI생태계 양대축 분리로… 지정학적 갈등 휩싸일 우려 솔솔

● 中, 폐쇄·개방형 모델 모두 규제 검토
AI 기술 유출·절도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고 AI 스타트업 투자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규제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향후 출시 모델에만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자국 AI 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산 모델은 그동안 성능 대비 낮은 이용료를 앞세워 글로벌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 왔다.AI 모델 추적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주간 토큰 소비량의 17% 수준이던 중국 모델 비중은 2026년 6월 말 50%대로 뛰었다. 특히 6월 마지막 주에는 딥시크 V4, 미모, 미니맥스 등 중국산 모델이 주간 사용량 상위 6개를 휩쓸었다.
성능도 미국 빅테크의 최신 모델을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달 즈푸가 공개한 GLM-5.2는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5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구현해 실리콘밸리에서 제2의 ‘딥시크 모먼트’(중국이 저비용의 생성형 AI 딥시크를 출시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의 마르틴 카사도 파트너는 오픈소스 모델을 쓰는 미국 AI 스타트업의 약 80%가 중국 모델을 사용한다고 추산했다.
● 美 통제에 맞대응… 갈라지는 AI 진영미국도 AI를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22년부터 엔비디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에는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를 외국인이 쓰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통제 명령을 내렸다. 해당 규제는 다시 풀렸지만 미중 패권전이 반도체를 넘어 AI 모델로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중국 역시 올해 들어 자국 AI 산업 보호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4월에는 메타가 추진하던 중국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를 무산시켰고, 지난달 초에는 중국 자본·기술·데이터가 관련된 해외 거래를 통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저비용 중국 모델에 의존해 온 해외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국에서 자체 AI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AI 주권’ 논의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양국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별개의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양국의 AI 기술을 필요에 따라 섞어 쓸 수 있는 기회조차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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