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 설립
글로벌사우스 등 개도국 중심
AI 거버넌스 주도권 확보 나서
習, WAIC 최초 참석해 기조연설
향후 5년간 AI지원 계획 밝혀
중국이 주도하고 러시아, 브라질 등 총 2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인공지능(AI) 협력기구가 공식 출범했다. AI 기술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면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포석이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주도 AI 협력체 구축을 제안한 바 있는데, 미국보다 중국이 먼저 이 같은 기구를 출범한 것이다.
17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상하이에서 중국 등 29개국 대표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WAICO 창립 회원국에는 중국 외에 러시아, 벨라루스, 세르비아, 쿠바,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10개국, 아시아 12개국이 포함됐다. 이날 서명식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WAICO는 상하이에 본부가 설치되며 AI 분야 국제 협력과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AI가 안전하고 공정하며 질서 있게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기술과 국제 규범을 둘러싼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자체적으로 협력 기구를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AI 거버넌스가 세계 주요 강대국들에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고, 이들 국가는 AI 기술을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AI 거버넌스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여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3년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안했고, 지난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행동계획’과 함께 WAICO 설립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AI 거버넌스를 국제 협력 틀로 다루려는 논의는 서방에서도 이어져 왔다. 지난 6월 주요 G7 정상회의에서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AI 규범과 기술 표준을 논의할 미국 주도의 국제 협력 체계 구성을 제안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모델로 한 글로벌 표준 체계 구축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쟁 속에서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상하이에서 열린 ‘2026 WAIC·AI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의 AI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2018년 WAIC가 시작된 이후 시 주석이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경제 성장과 기술 경쟁력, 글로벌 거버넌스 설정을 위해 AI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연설에서 시 주석은 “AI 발전은 한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 국제 협력을 통한 교향곡이 돼야 한다”면서 “AI 분야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데 공동으로 반대하며 합의에 기반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AI·반도체 분야에서 대중국 규제를 강화해 온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WAICO가 상하이에서 출범하게 됐다”며 “이는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의 요구에 호응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AI 발전과 거버넌스를 적극 추진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로, AI 발전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5년간 AI 지원 계획도 발표됐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AI 전문 연수·교육 과정 5000명분을 제공하고, 브릭스(BRICS)·아세안·라틴아메리카·아랍연맹·아프리카연합 국가 등을 대상으로 국제 AI 응용 협력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AI 기반 기상 조기경보 시스템 ‘마쭈(妈祖)’를 30개국에 보급해 재난 예방과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WAIC에서는 중국의 기술 자립 성과도 부각됐다. 전날 화웨이는 AI 컴퓨팅 슈퍼노드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슈퍼노드는 고속 상호연결 기술로 수천 장의 AI 칩을 하나의 컴퓨팅 자원으로 묶는 기술이다. 화웨이는 아틀라스 950이 엔비디아 차세대 제품 ‘NVL144’와 비교해 총 연산 성능은 6.7배, 메모리 용량은 15배에 달한다며 업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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