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봉쇄선언 후티 “사우디 오가는 모든 선박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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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충돌 격화]
‘호르무즈 우회로’ 충돌 위기 고조
원유 수송로 막혀 유가 급등 우려… 선박 보험료-운송비 인상 가능성
美, 이란에 열흘째 공습 이어가… 트럼프 “미군 사망땐 몇배로 응징”

소총 들고 反사우디 집회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의 지지자들이 20일(현지 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연합군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해 무기를 흔들고 있다. 하늘에서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후티 반군은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사나=AP 뉴시스

소총 들고 反사우디 집회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의 지지자들이 20일(현지 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연합군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해 무기를 흔들고 있다. 하늘에서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후티 반군은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사나=AP 뉴시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해운사들에도 사우디 내 항구에 기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전날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발표했고, 이날 해운사들에 “이번 봉쇄 조치는 사우디 선박뿐만 아니라 사우디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를 오가는 선박은 어느 곳에서든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사우디와 후티 반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의 이번 조치로 홍해의 관문 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해협은 올 2월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통로로 활용돼 왔다. 특히 사우디는 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홍해를 대체 수송로로 이용해 왔다. 이에 후티 반군이 해상 봉쇄에 나서면 중동 원유 수출로가 대부분 막히고, 국제유가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 선박 보험료·운송비 등 인상 압박

후티의 해상 봉쇄 발표는 아직까지는 ‘봉쇄 선언’일 뿐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실제 막힌 것은 아니다. 당장 원유 공급에 추가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홍해를 운항하는 선박들의 보험료와 운송비가 오르고 선사들이 운항을 기피하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이 계속될 경우 4분기(10∼12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우디 해상을 봉쇄하겠다는 위협은 그간 꾸준히 지속돼 왔지만 실현된 바는 없다”며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원유 수송에 차질이 불가피하겠지만, 사우디는 정상 운항이 가능할 거라는 입장인 만큼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홍해 일대의 긴장도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야흐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눈에는 눈 원칙에 따라 범죄 국가인 사우디의 적들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며 “사우디가 어떤 어리석은 행위를 저지르더라도 포괄적이고 단호한 확전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후티는 13일 사우디가 자신들이 통제하는 예멘 수도 사나의 공항을 폭격했다며 사우디 공항을 보복 공습하고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후티 반군은 2023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당시 친이란 무장단체인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수개월간 홍해를 지나는 선박 100여 척을 공격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20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열흘째 이어갔고, 이란도 전면전을 거론하며 보복 수위를 높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미군 병사 한 명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응징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이란과의 충돌 과정에서 미군 사상자도 늘고 있다. CBS방송은 이달 들어 이란 공습으로 부상한 미군이 약 1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17일 이란의 요르단 공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사망한 데 이어, 18일 이란의 불발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1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사망자는 총 17명으로 늘었다.

이란도 쿠웨이트, 요르단, 바레인, 시리아 등의 미군기지에 대한 전방위 공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란 타스님통신은 21일 혁명수비대가 바레인에 있는 미국 빅테크 아마존의 중앙 데이터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 “중재국들 열흘간 휴전 제안”

한편 미국과 이란이 무력충돌 와중에 중재국들과의 물밑 대화 채널은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이란에 열흘간 미국과 휴전하는 방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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