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협상타결에 부담 커진 韓 …MASGA 프로젝트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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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어 EU도 15% 관세율 적용
반도체 관세 예고에 긴장감 고조
조선 매개로 日·EU수준 결론 기대
산업장관 현지 물밑 논의 이어가
구윤철 부총리 31일 마지막 협상

  • 등록 2025-07-28 오후 7:10:00

    수정 2025-07-28 오후 7:10:00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정두리 기자]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시키며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과 마지막 공식 협상을 앞둔 통상당국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28일 정부와 소식통에 따르면 통상 관련 전 부처 관계자는 국내와 미국, 미-EU 협상이 진행 중인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나흘 앞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대응 전략을 조율 중이다. 목표는 8월부터 부과가 예고된 25%의 상호관세를 경쟁국 수준인 15%까지 낮추는 동시에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미 붙었거나 붙을 것으로 예고된 25%의 품목관세 역시 최대한 끌어내리는 것이다.

조선협력 지렛대로 ‘하한선’ 15% 타결 기대

정부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건 미국 측이 호평한 한·미 조선업 협력 계획,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다.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란 한국 민간 조선사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을 아우르는 패키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 마가(MAGA)에 조선(Shipbuilind)을 더해 이름 붙여진 것이다. 직접적인 투자와 금융지원을 포함한 총액은 최소 100억달러(약 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뉴욕 자택에서 이를 제시해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큰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인 신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첫 통화 때부터 한·미 조선 협력을 강조해왔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글로벌 조선산업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이중 중국은 미국의 전략적 경쟁상대인 만큼, 한국은 미국이 조선산업에서 손잡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파트너다.

미국이 일본·EU와의 협상에서 주요국에 대한 품목·상호관세를 15%로 하겠다는 ‘하한선’을 제시한 가운데 우리도 이 같은 차별화한 제안을 통해 같은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되리란 기대감이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일본이 US스틸을 인수하며 미국 정부에 ‘황금주’를 줬듯, 우리도 미국 조선산업을 도와주고 미국이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 제안이 미국의 명분·당위성 확보로 이어져 결국 우리도 일본·EU와 비슷한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구윤철 부총리, 31일 美서 최종 담판

그러나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다. 당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미국은 EU와의 협상 이후 2주 후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품목관세 부과까지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U는 미국의 필요에 의해 반도체 장비에 대한 무관세를 약속받았지만, EU·일본 모두 품목관세 부과 대상인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선 아직 미국과 해석을 달리하는 모호한 상태다.

더욱이 EU는 6000억달러, 일본은 5500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약속과 함께 자국 시장개방을 제시한 만큼 한국에 대한 미국 측 추가 투자압박은 마지막까지 거셀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도 4000억달러 투자약속을 요구했으나, 우리가 제시 가능한 액수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000억달러 플러스 알파(+α)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15%라는 하한선으로 보고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3개월여 이어진 한·미 관세협상의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카운터파트인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중국과 관세협상을 한 후 미국으로 돌아와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마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지난 22~23일 미국으로 향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당국 관계자는 국내 복귀를 미룬 채 현지에서 비밀리에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현지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으며 마지막 협상 전략을 점검 중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에 구체적인 준비 상황을 확인해줄 순 없다”며 “국익 최우선이란 목표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국내외 당국자가 실시간 소통하며 협상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미국 측의 일정 변경으로 출국이 취소된 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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