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쟁 더 치열해질 것” 전망
中 군사행동엔 “전례 없던 도전”
백서에 ‘안보협력 강화’ 등 담을듯
“군사대국화 염두에 둔 행보” 지적도
아사히신문이 입수해 10일 공개한 방위성의 방위백서 초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행동 확대를 겨냥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과 그 시도는 기존의 국제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시련의 시기를 맞았고,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돌입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국제 안보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의 개입이 줄어들면서 국제적인 ‘힘의 균형(파워 밸런스)’이 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파워 밸런스’가 크게 변화해 국가 간 경쟁이 표면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중에서도 미중 경쟁이 한층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올 1월 출범 후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 조정과 동맹국 방위비 인상 등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 정책 변화에 대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제도 등 일본 주변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이 활발해지는 것에 대해선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인식을 기초로 일본은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주변 동맹국과의 협력과 제휴를 강화할 필요성을 백서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중 견제를 위한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이지만, 한편으로는 군사 대국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일본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비롯해 급속히 밀착하는 북-러 군사 협력을 경계하기도 했다. 백서에선 북-러 협력을 예로 들면서 각 지역 간의 안보 환경이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의 사건이 다른 지역의 안보 환경에 다층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 같은 연관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해까지 방위백서는 총 4부로 구성됐으나 올해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주력하는 자위관 처우 개선 등 인적 자원 관리 항목을 독립시켜 5부로 바꾼 것도 특징이라고 아시히신문은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방위상을 지낸 안보 전문가로서 자위대의 인적 자원 관리에 관심이 많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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