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전범’ 개정안 통과뒤 역풍
일부 언론 조사선 50%선 붕괴
美처럼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지난해 10월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여성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지 않는 ‘왕실전범’ 개정안이 집권 자민당의 찬성 속에 의회 통과를 주도하자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다카이치 정권은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따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 무당파 이탈 조짐 뚜렷
두 조사는 왕실전범 개정안이 17일 참의원(상원)에서 통과된 후 실시됐다. 나루히토(徳仁·66)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愛子·25) 공주의 왕위 계승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70%대가 넘는데도 이에 반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자 반발이 거센 것으로 분석된다. 개정안은 여성의 왕위 계승은 배제하면서도 남성 왕족은 일왕의 36촌까지도 승계 후보군으로 인정해 논란을 낳고 있다. 아사히 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여성의 왕위 계승을 제한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납득할 수 있다’(29%)를 크게 앞섰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올 2월 총선에서 보수층 외에 무당층의 지지도 대거 확보해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보수 일변도의 강경 정책을 고수하자 무당층의 이탈 조짐이 보인다. 아사히 조사에서 집권 자민당 지지층의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87%였다. 반면 무당층의 지지율은 36%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42%로 더 높았다. 무당층에서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이 ‘지지한다’를 앞선 것은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다.
● 불법 이민 단속 강화이런 가운데 20일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정권이 불법 체류 외국인의 단속 강화를 위해 관련 직원을 200명 이상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을 불법 취업 외국인이 많은 수도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이바라키현은 도쿄와 가까우면서도 주 산업이 농축산업이어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다카이치 내각은 이번 주 ‘외국인 수용 및 질서 있는 공생사회 실현에 관한 관계 각료회의’에서 이 방침을 발표하고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일본 내 불법 체류자는 올 1월 기준 약 6만8000명이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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