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온 사방서 노란봉투법 분쟁… 정부가 쟁의기준 정리하라”

10 hours ago 6

[李 “노란봉투법 쟁의기준 정해야”]
“공장 신설-상속마저 파업 의제 되면
기업 경영권 행사 할수 있는게 없어
대통령령이든 시행규칙이든 정리”
李, 기업 사회공헌 활성화案 보고엔 “공익기부도 제3자 뇌물돼, 손봐야”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GMO) 완전표시제 시행 추진 계획을 보고받고 “식품 가공 과정에서 GMO 성분이 완전히 제거될 수 있느냐”며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조기에 시행하는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GMO) 완전표시제 시행 추진 계획을 보고받고 “식품 가공 과정에서 GMO 성분이 완전히 제거될 수 있느냐”며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조기에 시행하는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저도 노동법을 주로 공부한 사람인데 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의 대상을 확대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대해 “노조법 개정에 해당되는지 안 되는지가 사회적 쟁점이 돼서 각 노조와 사주 측이 온 사방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기존 임금, 근로시간 등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제2조 5항)으로 노동쟁의 대상을 대폭 넓혔다. 하지만 ‘경영상의 결정’에 대한 해석을 두고 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자 이 대통령이 직접 정부에 분명한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 李 “쟁의 대상, 무한하게 넓어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하니까 기존 노조에서 ‘노사 협상 대상이다.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극단적으로는 (노조가) 동의 안 하면 가지 마라, 못 간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공장을 지으면 ‘내가 그때 전보될 수 있으니 노동쟁의 대상이다’ 이런 주장인 것 같다”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관련이 없는 게 있을 수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광주 반도체 투자에 대해 교섭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직접 비판한 것.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했던 기업 영업이익을 성과급에 연동한 ‘영업이익 N%’ 성과급 배분 문제에 대해서도 “과연 쟁의 대상이냐. 저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은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에 따라 쟁의 대상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확대되면서 발생한 모호한 기준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상속 문제도 ‘누구한테 팔면 저 사람이 악덕 사업주가 돼 노동 조건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경영권 매각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구를 상무로 발령을 낼 거냐’, 이것도 ‘저 사람이 노동자 탄압하는 경향 있는 사람’이라면서 쟁의 대상이라고 하면 (쟁의 대상이) 무한하게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정부는 단순히 집행하는 심부름꾼이 아니다. 노동법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며 “법원으로 가기 전에 필요하다면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지침들을 정리해 달라, 그래야 사회적 분쟁이 줄어든다”고 지시했다. 고용부는 법 시행 전인 2월 노란봉투법에 대한 해석지침(가이드라인)도 별도로 내놨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석지침에는 공장 구내식당 등은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과 무관한 대표적 사례로 예시돼 있지만 현대자동차의 구내식당 근로자들과 한화오션의 급식 업무를 맡고 있는 도급업체 노조(웰리브)에 대해 노동위원회가 잇달아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등 개별 사안별로도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엇갈려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석지침도 개정법의 불확실성과 모호성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사용자 범위나 노동쟁의 대상 등 핵심 내용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을 통해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을 두고 “노란봉투법 취지를 흔드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정부가 시행규칙이나 행정지침으로 노동쟁의 대상의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면 이는 국회가 입법으로 확대한 노동기본권을 사실상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정부는 시행령과 지침을 통한 노동권 침해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노사 간 자율 협상의 원칙을 존중하라”고 주장했다.

● “걸면 걸려… 제3자 뇌물죄 정리해야”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기업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을 보고받고 “현재 검찰은 직무상 관련이 있으면 (정부와 기업이) 논의해 제3자인 공익 기관에 기부해도 다 유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각 부처가 소관 사무와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는 관련 업체와 소통해 공익 기관에 기부하게 하면 현재 개념으로는 제3자 뇌물이 된다”며 “굳이 걸면 걸린다. 어떻게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자 뇌물죄에 대한 법률 개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 앞서 이 대통령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죄)로 기소됐다.

또 이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선 형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적극 행정을 공직사회의 보편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위은지 기자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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