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에서 미군을 철수하거나 전쟁을 계속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지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상원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도 있어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늘어지는 전쟁에 백악관이 한층 부담을 느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하원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토머스 매시 의원(켄터키) 등 공화당 의원 4명이 이탈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찬성 215명 대 반대 208명으로 통과됐다. 투표 직후 회의장에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지난 2월28일 개전한 이란 전쟁이 석달을 훌쩍 넘기면서 미 의회는 여러 차례 대통령을 제어하기 위한 관련법 표결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하원에선 4차례 표결을 시도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가결됐다.
이 결의안이 법적으로 가지는 효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시도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또 하원 통과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원에서 동일한 내용이 통과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를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 양당이 극도로 대립하는 현재 환경에서는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실제로 이 결의안이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상징적인 의미는 가질 수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평가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 균열이 커지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후 기자들에게 이란의 주변국 공격에도 불구하고 “협상 자체는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성사된다면 주말 중에라도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란이 전날 쿠웨이트를 공격한 것에 대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상당한 군사적 타격을 한 점을 언급했다. 또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이 중단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하원청문회에서 이란 고농축 우라늄(HEU) 비축분의 처리가 종전 협상의 핵심이라며 “(양측 간) 교환한 문서에서 그 문제가 분명히 다뤄지고 있다”고 했다. 핵 프로그램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란에 대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변에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이날 미 국무부의 중재 하에 열린 회담 직후 휴전에 합의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휴전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서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완전한 공격 중단과 모든 헤즈볼라 대원의 철수를 전제로 한다. 또 비국가적 무장 단체를 제외하고 레바논 군이 지역을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럿 존' 설정을 가속화할 것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발표 후에도 양측의 교전은 전면 중단되지 않았으며, '파일럿 존'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도 혼란이 있다고 알자지라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레바논과의 휴전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동체를 공격할 경우 군부가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할 "자유"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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