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백악관, 李 당선 논평서 “中간섭 반대”… 中 “우린 다른 나라 내정 간섭 안해”
李, 24~25일 나토정상회의 참석 고심… 트럼프 첫 대면때 관세 등 압박 우려
두 나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 희토류, 중국 유학생의 미국 비자 제한,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 각종 의제에서 대립해 왔다. 향후 미국이 한국의 새 정부에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백악관과 루비오 모두 ‘中 견제’ 강조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현재 안보, 경제를 막론하고 중국 견제와 압박이 미국의 최우선 정책 순위에 있으니 한국의 대선 논평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보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자신들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성 메시지를 내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조만간 통상, 방위비 분담금, 북한 대처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 이에 미국 측이 한국 새 정부에 ‘기선 제압’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중국 등) 다른 데 기웃거리지 말고 대미 협상에 일단 집중하고 빠른 합의를 하자고 재촉하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이런 미국의 행보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의 린젠(林劍) 대변인은 4일 ‘이간질(挑撥·도발)’이란 표현을 쓰며 “중국은 줄곧 편 가르기, 대립에 반대해 왔다. 한국과의 관계는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해 2월 루비오 장관이 “러시아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을 때도 “이간질한다”는 표현을 쓰며 반발했다. 한편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 중 한국 대선에 관한 질문을 받고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찾아보겠다”며 연단에 놓인 서류에서 관련 자료를 찾으려 했다. 서류를 잠시 뒤졌지만 관련 자료를 찾지 못한 그는 “현재로선 없다. 다시 알려주겠다”며 웃었다.● 韓,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고민
여권,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24,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이미 공식 초청장을 받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만일 이 대통령이 헤이그로 간다면 한미 정상의 첫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는 참석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토 및 회원국들과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과 관세 등 민감한 의제를 꺼내 압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통상 협상에 관한 ‘최선의 제안(best offer)’도 요구한 상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협상을 진행 중인 주요 국가에 미 동부 시간 4일까지 제안서를 보내라고 압박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4일 “(백악관의) 서한을 이미 받았다”면서도 “한국의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4일 이후로 답변을 보내기로 한미가 합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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