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폐지 발표…AI-미니장기 등 ‘대체실험’ 주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일(현지시간)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해 환자들의 약 값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이나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항체 의약품을 시작으로 신약 허가 요건에 명시된 동물실험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와 유럽 집행위원회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허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물실험 대신 다른 방식의 데이터로 전임상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FDA의 이번 발표는 실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실험 데이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1조 원대 신약개발 비용, 크게 낮출 수 있어
FDA가 신약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폐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안전성 확보와 비용 및 시간 절감이다.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동물실험 폐지가 적용되는 항체 의약품의 경우, 동물과 사람의 면역 체계가 달라 동물실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2006년 독일의 테제네로가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한 항체 의약품 ‘ TGN1412’는 동물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났다, 그 결과 6명이 중환자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이번 결정에 대해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제약 회사들은 너무 오랫동안 동물실험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계획은 약물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동물 실험을 줄이는 동시에 의미 있는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오가노이드 등 대체시험 시장 주목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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