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전망에 원-달러 장중 1550원, 엔-달러도 40년새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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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펀치 맞은 환율 오름세 지속
외국인 국내증시 8거래일째 ‘팔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압력 더 커져
“올 하반기 1600원까지 오를수도”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2원 오른 154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거래일 만에 155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2원 오른 154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거래일 만에 155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두드러지며 한국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안전 자산인 달러화로 유동성이 옮겨가며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해 원-달러 환율은 30일 장중 1550원을 재차 넘어섰다. 일본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원화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당장 6일부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24시간 거래가 시작되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올 하반기(7∼12월)에 환율이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美 금리 인상 가능성-엔화 약세, 환율 상승 자극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2원 오른 154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환율이 1550원을 웃돌기도 했다. 환율이 장중 155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8일(1555.2원) 이후 16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야간거래 중인 오후 4시 50분경 1555원까지 올랐다. 환율은 5월 15일부터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2월∼1998년 3월(49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기간이다.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 기준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63.2%였다. 1개월 전 예측(20.5%)보다 42.7%포인트 뛰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 미 국채 등 달러화 자산으로 유동성이 쏠린다. 한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8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누적 28조565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해외 운용사 등이 상반기(1∼6월) 마지막 리밸런싱(투자 비중 재조정)에 나서며 코스피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도 3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3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2엔을 넘겨 거래됐다. 미국, 일본 등 주요 5개국이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로 결정한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 흐름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 “1560원 뚫리면 1600원까지 뛸 수도”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 물가의 상승 압력은 더 커지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5월 원화 기준 수입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8% 올랐다. 2022년 7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원자재를 구매하는 비용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은의 6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제조기업 1780개사 중 27.7%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큰 경영 어려움으로 꼽았다.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을 하면서 시장에 달러화를 풀지만 환율 상승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 당국은 1분기(1∼3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136억2800만 달러(약 21조1000억 원)를 순매도했다. 2024년 4분기(10∼12월)부터 6개 분기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1439.0원에서 올해 3월 말 1530.1원으로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 거래 시간이 6일부터 24시간 체제로 바뀌는 점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하반기에 한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 등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면 달러 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환율이 16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떨어질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일단 1560원을 넘어서면 16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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