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과 밀착하는 실리콘밸리…오픈AI, 첫 국방부 계약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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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4:49 수정2025.06.17 14:49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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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미국 국방부의 인공지능(AI)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챗GPT를 앞세워 일반 소비자 및 기업만을 타깃으로 하던 오픈AI가 군과 손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AI를 군사력에 접목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방산 분야가 미국 테크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오픈AI가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의 최첨단 AI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오픈AI가 미 국방부 계약을 수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 기간은 1년으로 내년 7월에 만료된다. 미 국방부는 이날 구체적인 개발 내용은 알리지 않았지만, 성명에서 “오픈AI는 전투 및 기관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 안보 과제 해결을 위한 최첨단 AI 시제품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오픈AI가 방산 분야 진출을 공식화한 지 불과 반 년만에 이뤄졌다. 오픈AI는 지난해 12월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과 함께 자사 AI 기술을 미군의 드론 공격 대응 시스템에 접목하겠다며 처음으로 군용 AI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벤더빌트대에서 현재 오픈AI 이사로 재직 중인 폴 나카소네 전 국가안보국(NSA) 국장과 대담을 갖고 “국가 안보 분야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픈AI의 참전으로 군을 향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구애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새로운 사업 분야로 국방 부문을 낙점하고 자사 AI 모델을 군사용으로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안두릴과 손잡고 AI 기반 확장현실(XR) 군사용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부 반발로 방산 분야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구글도 올해 초 자사 AI 기술을 ‘군사·전쟁·핵 관련 산업·스파이 활동 등에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을 철회하며 방산 분야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은 팔란티어·아마존과 손잡고 자사 AI 기술을 미군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용 AI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은 오픈AI에 새로운 사업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경영진이 미 연방 경쟁당국에 MS를 반경쟁 행위로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가 영리법인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최대 주주 MS가 오픈AI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자사가 최근 인수를 발표한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의 지식재산권(IP)에는 MS가 접근하지 않기를 바라며 양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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