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 과제 합리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공황 도중에 관세가 도입됐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라며 “대공황을 겪고 한참 뒤에야 관세를 거둬 회복이 더뎠다”고 했다.이는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되나 실제 사실과는 어긋난다. 대공황의 시작으로 꼽히는 1929년 10월 주식 시장 폭락이 발생하고 8개월 뒤인 1930년 6월 2만 개 이상의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스무트-홀리 법안이 발효됐다. 이 법안으로 인해 1929년 40%였던 평균 관세율이 이듬해 59%로 대폭 뛰었다. 이 법으로 무역 상대국이 즉각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통상 전쟁이 촉발됐고, 193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소속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승리하며 정권 교체를 이뤘다.
* 20세기 초반 관세로 흥하고, 관세로 졌던 공화당의 흥망사를 트럼피디아 17화에서 살펴봤다.● 자신의 능력 과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과장된 이야기를 언급한 사례도 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스코틀랜드 방문 도중 자신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날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고 밝혔다. 당시 ‘워싱턴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밀며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그는 국민투표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브렉시트에 크게 집중하고 있지 않지만, 나라면 EU 탈퇴 찬성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아예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친 적도 있다. 6월에는 에어포스원 탑승 전 기자회견에서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침공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침공할 거면 석유를 비축해두라는 조언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전에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만류한 발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식 주목 정치’ 분석도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허위 주장은 트럼프식 주목 정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6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는 약속은 빈정거린 것이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시사지 애틀랜틱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2016년 평가한 내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WP는 “정치 성향이 점차 유권자의 현실 인식을 좌우하고 있다”며 성전환 치료를 받는 아동이 극히 적지만 공화당이 지난해 대선에서 이를 이슈화해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지지층 결집 또는 자신의 발언을 이슈화하기 위해, 특정 사안을 과장하고 나아가 거짓말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는 트럼프식 전략이 잘 먹히고 있다는 뜻이다.
35화 요약: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통해 동맹을 압박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거짓말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허위 주장이 유권자 결집에 미치는 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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