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개봉 앞둔 ‘하나 코리아’
쇨베르 감독-샤론 최 공동각본가
기획 위해 5년간 12번 한국 찾아
샤론 “말투 등 변화 세심하게 그려”
실존인물 “앞으로 나아갈 힘 얻어”

8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하나 코리아’는 덴마크의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탈북 여성 혜선(김민하)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잘 알려진 샤론 최(최성재)가 공동각본가로 합류하면서 영화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화했다. 덴마크와 한국이라는 전혀 다른 문화권의 제작진이 합작해 만든 탈북 소재의 영화는 어떤 색깔일까.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나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혜선은 ‘효린’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2019년 영화 기획 당시에 효린은 남한에 온 지 갓 1년이 된 탈북민이었다. 그로부터 5년간 감독은 12번가량 한국을 찾았고, 올때마다 한두 달의 시간을 효린과 함께 보냈다. 쇨베르 감독은 “5년간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목격하는 것 자체가 큰 영감을 줬다”며 “효린의 용기와 회복력, 그가 보여준 신뢰에 보답하고자 이 영화를 꼭 완성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샤론의 말대로 이 영화는 카메라가 인물과 거리를 둔다.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한 다수의 영화가 탈북 과정이나 과거 북한에서의 삶을 좇지만, 이 영화는 오로지 ‘정착’의 과정만을 따라간다. 영화의 호흡 또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 어딘가쯤에 있다. 당초 다큐멘터리로 기획됐지만, “주인공이 경험하는 생경한 고민들에 몰입하게끔 하고 싶었다”는 감독 의도에 맞춰 극영화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샤론은 남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혜선의 말투 변화 등을 세심하게 설계했다고 한다. 당시 영화 ‘미키 17’ 제작에 참여중이던 그는 틈틈이 ‘하나 코리아’ 팀과 만나 각본을 완성했다. 샤론 최는 “봉 감독님의 현장이 당신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이었다면, ‘하나 코리아’는 제가 이 영화의 각본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감독님과 함께 써내려갔다”며 “모두가 모르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창작자로서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렇기에 끊임없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갔다”고 했다.
‘하나 코리아’는 지난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 초청됐다. 관객 투표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작품으로 꼽히며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효린이 참석했다. 한껏 긴장한 제작진에게 영화를 본 효린은 이렇게 전했다고 한다.“저의 지나온 시간을 만났으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어요. 손녀딸에게까지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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