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문제 등을 놓고 제주에서 고위급 통상 협의에 돌입한 가운데 15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하고,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 만나 미국의 관세 조치 관련 주요국과의 협상 동향을 문의하고 관세 등 양국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면담은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산업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 관련 주요국과의 협상 동향을 문의하고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진일보한 성과 도출을 위해 양국 간 협력하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이번 제주 회의를 계기로 14~16일 연이어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리어 대표와 통상 현안 면담은 16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이어받는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 이후 약 3주 만에 후속 대면 협상에 나서는 두 사람은 한미 관세 협상의 중간 점검 성격의 고위급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미 통상협의에 올릴 최종 의제에 대한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통상당국은 그간 실무급 협의를 통해 △관세·비관세조치(비관세 장벽) △경제안보(무역균형) △투자협력 등 분야에서 각 의제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그리어 대표 측과 업무협의를 했다.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달 '2+2' 협의 이후 현재 관세·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제를 좁혀가며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측은 미국에 조선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부과를 예고한 상호관세의 면제·예외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16일 제주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군함 및 상선 건조와 MRO(보수·수리·정비)를 포함한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리어 대표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도 '조선업 협력'을 염두에 둔 행보가 읽히는 대목이다.
21개국 통상장관이 모이는 기회를 활용해 한국, 중국 등과 다양한 양자 회담을 추진한 미국 측은 그리어 대표 방한 전 두 업체에 별도로 면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을 통해 한미 조선업 협력이 얼마나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