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자재(critical raw materials·CRM)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15년 만에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 같은 핵심 원자재 무기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배터리 등 국내 주요 산업에 이들 원자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핵심 원자재 수출규제 2026’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각국의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 조치 건수는 1만8000여 건으로 2009년 약 3700건에 비해 5배가량 늘었다.
2022~2024년 한국의 핵심 원자재 수입액 가운데 21.8%가 수출 제한 조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OECD가 지정한 65개 핵심 원자재 수입액 가운데 수출세, 수출 허가·금지 등의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로부터의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한국의 노출 비율은 같은 기간 세계 평균(16.0%)은 물론 주요 수입국인 일본(18.4%)보다 높다. OECD 국가 가운데서는 영국(22.7%)과 함께 최상위권이다.
핵심 광물의 상당수는 이미 수출 규제를 받고 있다. 2022~2024년 기준으로 코발트와 망간은 세계 수출의 약 70%, 흑연은 47%, 희토류는 45%가 수출 제한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 생산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코발트·리튬·니켈은 상위 3개국이 전체 생산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희토류는 90%가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희토류와 흑연의 약 70%, 게르마늄과 마그네슘의 90% 이상을 공급하며 핵심 원자재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 같은 구조는 한국의 배터리·반도체·전자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OECD는 공급망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고 원자재 재활용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폐배터리에서 코발트·리튬·니켈 등을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을 확대해 원자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정부의 수출금융 체계를 활용해 핵심 원자재 광산과 정제 시설의 투자를 늘려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익환/김대훈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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