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촉법소년’ 14세→13세 방안에, 李 “너무 미약하지 않나”

2 hours ago 6

성평등부, 연령 하향 숙의토론 공개
“13세로 낮추자” 55.8%로 가장 많아… 李 “특정범죄에 부분 적용해야 하나
낮추면 최대 2년… 다시 토론을”
“임신중절약 미프진 적정 허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살인 등 강력·중대범죄와 반복범죄에 한해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로 하향하는 방안에 대해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한 살만 낮추자는 말인데 너무 미약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어 “1년을 낮출 것이냐, 2년을 낮출 것이냐의 범위 내에서 다음에 다시 토론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해 달라”고 지시했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추가로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이다.

● 李 “촉법소년 연령 낮추긴 낮춰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조건부 하향 방안을 보고하자 이같이 말했다. 성평등부는 3월부터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해 공론화에 나섰다. 시민 212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회에서는 강력범죄 등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조건부 하향하자’는 의견이 46.7%로 가장 많았다. ‘연령 기준을 몇 살까지 낮춰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13세’로 한 살 낮추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많았다. 12세는 23.9%, 11세는 7.9%였다. 올 2월 이 대통령이 공론화 추진을 지시한 지 약 5개월 만에 하향 방안을 보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문제는 연령 기준을 일률적으로 낮출 것이냐 말 것이냐로, 낮춰야 한다는 데엔 별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며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중대범죄에 대해선 어떻게 할 것이냐”며 “‘나 (촉법소년이라) 처벌 안 받아’라고 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일정한 경우에는 한 살(낮추는 것)만으로 부족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12세가 살해 행위나 중범죄를 알면서 저지를 수도 있지 않나”라며 “강력·중대·반복범죄에만 한 살 또는 두 살 낮출 것이냐가 남는데 낮춘다면 최대가 2년인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촉법소년 논의 과정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소년범이 소년원에서 형을 살았더라도 전과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향후 공직에 들어갈 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자 “그래서 ‘이재명 소년원’ 이야기가 나온 거구나. 기록이 없어졌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모스 탄 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이재명 소년원 복역설’을 제기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여론 수렴을 진행할 주무 부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윤세진 성평등부 청소년정책관은 “국무조정실에서 할지, 법무부에서 할지 등이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성평등부 내부에서는 “짧지 않은 기간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놨는데 아쉽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 “임신 중지 약물 투약할 수 있게 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초기 임신 중지 약물인 미프진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선 허용이 안 돼 여성들이 해외에서 직구해 복용하는 모양”이라며 “정부에 조금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태죄, 낙태 허용 범위 논쟁이 안 끝나 이걸 허용하지 않다 보니 현실적으로 필요한 여성들이 해외 직구로 복용하다 보니 사고가 난다”며 “정부가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성평등부 소관인 것 같다”고 하고 원 장관은 “모자보건법 개정 전에라도 식약처에서 허용해 주면 된다”고 하자 “(투약 가능한 임신 주수를) 몇 주로 할 것이냐 하다 임기가 끝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원철 법제처장이 ‘낙태가 허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대체 입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형식적으로 맞는 말”이라면서도 “법으로 정하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닌 것 같다.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관계 부처 협의를 지시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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