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인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방침은 분명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임자 물색에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겠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운영과 민생 안정을 위해선 책임 있는 여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한다"며 "중동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도 정부와 손발을 맞춰 실제 성과를 낼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셈법은 복잡하다. 법사위원장 자리가 최근 강성 인사들의 몫처럼 굳어진 데다, 후반기 법사위가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법사위원장은 정청래 대표,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서영교 의원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강한 색채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후임 법사위원장 역시 강성 지지층의 기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후반기 법사위에서는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입법 속도가 더디거나 수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법사위원장이 강성 지지층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고 문자폭탄과 같은 지지자들의 공격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도 크다.
반대로 상임위를 강성 지지층들의 입맛에 맞게 강경 일변도로 끌고 갈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에게 선명성만큼이나 상임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법사위를 넘겨주자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라면서 "문제는 누가 맡느냐다. 지지층의 기대와 여야 충돌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자리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와 당이 추진하는 방향을 밀어붙이면서도 상임위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당선인 이후 서 의원이 마지막으로 법사위를 이끌었지만, 그가 후반기에도 자리를 이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반기 국회에서 조작기소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 서 의원이 당 안팎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송기헌 의원과 박범계 의원, 전현희 의원 등이 차기 법사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세 사람 모두 율사 출신으로 법사위 현안을 다룰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의원은 사법연수원 18기, 박 의원은 23기, 전 의원은 28기다. 다만 이들 역시 법사위원장직을 선뜻 원하지는 않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당초 당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 국면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만큼 후반기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관철시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당 대표 도전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사위원장 인선에서는 멀어지는 분위기다.
지도부는 구체적인 인선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워낙 극비리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맞다고 생각한다"며 "상임위원과 상임위원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 논의가 하나씩 완료되고 확정되는 대로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법사위도 마찬가지"라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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