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아도 응급실 가면 보호자 못해”… 친구 입양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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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제도 공백이 부른 ‘성인 입양’ 신고만 하면 성립, 별도 심사 없어 “비친족 한계 사례 파악을” 지적도 혈연이 아닌 이들이 함께 사는 비친족 가구가 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남’인 탓에 아예 서로를 입양해 법적 가족이 된 사례도 있다. 비혼주의자 은서란 씨(47)는 2022년 5월 다섯 살 어린 동성 친구 이모 씨(42)를 딸로 입양해 엄마가 됐다. 은 씨가 처음부터 이 씨를 입양하려던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은 법적 가족이 되기 전인 2017년부터 5년여간 동거해 왔다. 그러다 은 씨가 심한 아토피로 응급실에 가야 할 일이 생겼는데, 법적 가족이 아닌 이 씨는 정작 위급한 순간에 보호자가 될 수 없었다. 은 씨는 저서 ‘친구를 입양했습니다’를 펴내면서 “서로 실질적 보호자 역할을 했지만 응급실에 가는 등 정작 위급하고 중요한 순간엔 남이었다”며 “결혼도 안 하고 자식도 없는 내가 늙고 병들면 누가 법적 보호자가 돼 줄지 걱정이 들었다”고 입양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나이가 많은 은 씨가 양모, 이 씨가 양녀가 되는 방식으로 입양 신고를 했다. 신고서를 낸 지 하루 만에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모·자녀 관계가 됐다. 은 씨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였던 이 씨를 자기 직장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했고, 자동차보험의 운전자 범위도 개인에서 가족으로 바꿨다. 현재 우리나라는 혼인 관계의 남녀와 그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 법적 가족으로 인정한다. 동성 친구 간 동거 등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성인 두 사람이 합의하면 법적 가족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생활동반자법’이 2023년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대신 민법상 성인 입양을 통해 법적 가족이 되는 길은 열려 있다. 민법 제866조는 성년이 된 사람은 입양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미성년자를 입양할 땐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재판부가 입양 동기와 양육 능력 등을 살펴 입양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성인 입양은 이런 심사 없이 신고만으로 성립된다. 미성년자 입양은 양자의 복리를 위해 국가가 개입하지만, 성인 입양은 별다른 관리가 없는 셈이다. 해외는 성인 입양에 대해서도 국가가 관리하고 법원이 이를 심사한다. 프랑스는 ‘성년자 입양’ 제도를 통해 가족이 아닌 사람도 성인을 입양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단순 신고로 끝나지 않고 국내 미성년자 입양처럼 법원의 판단을 거치도록 한다. 은 씨처럼 비친족 가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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