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지휘자 파파노 "프라하의 봄은 체코의 보석…'20년 만의 귀환' 설렜다" [80th 프라하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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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20년 만의 귀환.’ 한스 리히터, 에드워드 엘가, 클라우디오 아바도,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전설적인 지휘자들이 이끌어 온 120여 년 역사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가 긴 세월 끝에 ‘프라하의 봄’으로 돌아오는 뜻깊은 자리도 마련됐다. LSO는 1965년 게오르그 솔티 지휘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2005년 콜린 데이비스와 함께 오프닝 콘서트를 맡았을 만큼 프라하의 봄 축제와 깊은 인연을 맺은 악단이다.

지난달 29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 홀에서 공연을 마친 LSO 상임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66)는 인터뷰에서 “프라하의 봄 축제는 ‘체코의 진정한 보석’”이라며 “오랫동안 지켜온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 축제에서 많은 오케스트라와 서로 다른 해석, 연주를 공유하는 일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이번 공연에서 베를리오즈, 시마노프스키, 슈트라우스 작품을 선보인 그는 “20년 만의 공연인 만큼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달하고 작품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연구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해적’ 서곡 연주 때는 ‘악단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에 관한 고민이 많았고, ‘영웅의 생애’ 지휘 때는 ‘어떻게 하면 악단의 자신감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로 작곡가들이 악보에 적어둔 것 중 일부는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에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시도하는 게 지휘자의 의무니까요.”

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안토니오 파파노가 80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제공

파파노는 런던 코번트가든의 로열오페라하우스,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을 지낸 지휘 거장이다. 지난해 명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뒤를 이어 LSO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그는 “LSO를 이끄는 건 내 인생의 큰 행운이자 축복”이라며 “하나의 스타일로 고정되지 않고, 스스로 끊임없이 음악을 재창조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런던 심포니는 페라리 같은 놀라운 추진력과 유연성, 뛰어난 리듬감을 지녔습니다. 전 악단의 사운드를 세밀하게 매만지는 것에 집중하면 되죠. 이건 정말 환상적인 모험입니다. 저와 악단의 음악 세계가 만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신비롭고 멋지거든요.”

프라하=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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