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이 7억달러 가까이 줄어들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원자재 구입 대금 지급과 외화 차입금 상환 등 미 달러화예금 중심으로 감소한 가운데, 유로화는 앞으로도 강세일 것이란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예치금 규모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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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6억 8000만달러 감소한 962억 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석 달 연속 감소세로, 지난해 7월(944억 4000만달러)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을 의미한다.
통화별로 보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가장 큰 비중(84.2%)을 차지하는 미 달러화예금이 810억 1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20억 8000만달러 감소했다. 기업의 원자재 구입대금 지급 및 외화 차입금 상환 등의 영향이 컸다.
유로화예금은 50억 8000만달러를 기록, 전월말 대비 9억 7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유로화 강세에 따른 경상거래 대금 일시 예치 등이 기인했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 3월 말 1587.9원에서 4월 말 1638.2원으로 50.3원 올랐다.
위안화예금은 11억 7000만달러로, 일부 기업의 배당금 수취 등으로 전월말 대비 1억 2000만달러 증가했다. 엔화예금은 78억 7000만달러로 전월비 변동이 없었다. 이밖에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1억 4000만달러로, 전월비 1억 2000만달러 증가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예금 잔액은 824억 1000만 달러로 전월비 9억 8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개인예금은 138억 5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억달러 증가했다. 개인예금 증가분 가운데 달러화예금이 2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은행별로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을 보면 4월말 기준 국내은행은 838억달러로 전달 대비 9억 8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은행지점은 124억 6000만달러로, 16억 6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4월은 미 달러 예금을 중심으로 감소한 가운데, 유로화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환전을 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예치하는 경향이 좀 더 컸다”면서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미리 달러를 환전해 비축하는 수요도 나타났다”고 말했다.